[국내로 눈 돌리는 유학생들] 글로벌 트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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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대학으로 진학하기를 꿈꾸던 학생들이 국내로 눈을 돌리고 있다. 뉴욕주립대·조지메이슨대·유타대가 우리나라에 캠퍼스를 설립하는 등 국내에 진출하고 있다. 연세대·고려대 등 국내 대학들도 국제학부와 국제 캠퍼스를 신설하고 있다. 이들 대학의 전형방법은 해외 대학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영어 역량을 기반으로 창의성과 비전 스토리를 평가하는 게 기본 틀이다. 청담러닝 브랜드전략본부 남상우 이사는 “글로벌 트랙에 속한 대학의 전형이 비슷해지면서 해외 본교는 물론 해외 대학 글로벌 캠퍼스 또는 국내 대학의 국제 캠퍼스를 함께 준비하는 유학 준비생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려대 국제학부의 수업 모습. 다국적 학생들이 함께 강의를 듣고 있다. [사진 고려대]

영어 역량=글로벌 트랙을 준비하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학업이 가능한 수준의 영어 능력이 필수다. 대학에서는 공인영어인증성적뿐 아니라 영어 에세이와 영어 면접도 본다. 뉴욕주립대와 조지메이슨대는 GPA와 토플, AP, SAT1·2 점수를 요구한다. 국내 대학도 영어 면접 점수 반영률이 40%에 달한다. 특히 연세대 ‘언더우드 국제 대학’은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진학하고 모든 과정이 영어로 운영돼 영어 역량을 중시한다. 고려대 수시모집 국제 전형에서도 어학에 대한 성취도를 평가한다. 국제학부는 영어 면접으로 글로벌 리더로서의 소양과 창의성을 평가하고 면접 전에 영어 에세이를 작성하게 한다.

창의성과 리더십=글로벌 트랙이 지향하는 인재는 ‘창의력을 갖춘 글로벌 리더’다. 연세대 박승한 입학처장은 “국제무대에서 문화적 다양성을 수용하면서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증대시키기 위해 기존 지식을 융합·통섭할 수 있는 인재”라고 설명했다. 연세대는 국제 캠퍼스에 글로벌융합공학부를 개설해 지난해에 첫 신입생을 모집했다. 전자정보·나노·바이오·에너지·환경 등 다양한 과학기술 분야의 수평적 융합과 인문·사회과학·예술·디자인 등 수직적 융합을 아우르는 인재 양성이 목표다. 고려대 이재원 입학처장은 “국제전형 입학생들은 해외 정부기구나 국제기구, 영리·비영리 단체와 연계하는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해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한 체험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선발전형에서 글로벌 리더로서의 소양, 즉 책임감과 희생정신·주인의식 등을 눈여겨본다”고 설명했다. 미래 사회에 예측 가능한 난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검증하는 논술이나 심층 면접을 통해 이뤄진다.

비전 스토리=국내외 대학을 막론하고 자기 소개서(Personal Essay)는 중요한 평가 항목이다. 자기소개서를 통해 지원 동기와 관심 있는 학문 영역을 설명하고 향후 어떻게 공부할 것인지를 평가한다. 진로와 적성에 맞는 전공 탐색 과정으로 자신만의 스토리를 구축해야 좋은 평가를 받는다. 비전 스토리는 비교과활동 내역과 심층 면접으로 검증을 거친다. 고려대의 경우 서류와 면접으로 리더십 활동, 자기계발활동, 창의적 체험 활동을 평가한다. 비교과활동이 자기소개서와 일맥상통할 때 학생의 비전이 설득력을 얻는다. 청담러닝 남 이사는 “글로벌 트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겐 진학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영어 역량과 창의성, 비전 스토리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두면 국내외를 아우르는 진학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박형수 기자

◆글로벌 트랙(Global Track)=해외 대학 캠퍼스 또는 국내 대학의 국제 캠퍼스나 국제학부에 진학하는 것을 총칭한다. 해외 명문 캠퍼스로는 뉴욕대가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와 중국 상하이 분교, 예일대 싱가포르 캠퍼스, 뉴욕주립대 인천 캠퍼스 등이 속한다. 국내 대학 국제 캠퍼스로는 연세대 송도 캠퍼스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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