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호 폐기작업 어떻게]

중앙일보

입력

무게 1백40t의 거대한 몸집을 자랑하는 미르호를 안전하게 폐기하는 방법은 뭔가.

정상적인 상태에서의 미르는 고도 4백㎞ 가량의 우주공간에 떠 있다. 이를 강제로 지구의 중력이 작용하는 대기권으로 끌어내린 뒤 안전하게 바닷속으로 빠뜨리는 것이 폐기작업의 핵심이다.

때문에 인공위성이나 로켓을 쏘아올릴 때와는 반대로 미르호를 지구로 끌어당기기 위한 역(逆) 추진이 필요하다.

러시아 당국은 이 작업을 수행할 연료보급선 ''프로그레스'' 를 쏘아 올려 지난 1월 17일 미르호와 도킹시켰다. 역추진은 3단계로 나눠 실시할 예정인데 대기권 진입까지는 약 7시간이 걸리며 이 과정은 지상의 관제센터에 의해 제어된다. 대기권에 진입할 때엔 마찰에 따른 고열이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미르호의 부품가운데 알루미늄으로 이뤄진 부분은 불타 없어진다. 하지만 티탄과 같은 특수 소재로 만들어진 부분은 불타지 않고 약 1천개의 파편들로 나눠 떨어지게 된다. 미르호의 잔해는 비가 내리는 속도로 약 40분간 바다 위로 쏟아진다.

확률은 매우 작지만 만약 대기권 진입과정에서 지상 제어에 실패하면 그때부터 미르호는 자유낙하를 한다. 이 경우 미르호는 어디로 떨어질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이 때문에 대기권 진입 직전 약 1백㎞ 고도로 미르호가 통과하게 되는 일본 정부는 "도쿄(東京) 와 나고야(名古屋) 사이 시민은 미르호가 통과할 동안 가급적 건물 안에 들어가 있으라" 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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