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뉴스]동성애자, 특히 인터넷 사랑해

중앙일보

입력

레즈비언·게이 등의 인터넷 이용 시간이 일반인보다 최고 2배 이상 많다는 조사 결과는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공간이 특정 집단에게 더 큰 집중력을 가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LGBT로 일컬어지는 레즈비언(Lesbian), 게이(Gay), 양성애자(Bisexual), 성 전환자(Transgender)들의 온라인 이용이 일반인들보다 더 활발하다는 재미있는 결과가 나왔다.

최근 해리스 인터랙티브(Harris Interactive)와 위텍-콤 커뮤니케이션즈(Witeck-Combs Communications)가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LGBT 가운데 32%가 일주일에 21시간 동안 온라인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나 비 LGBT들의 17%보다 두 배 가량 많았다.

<그림2>에서 보듯 LGBT 가운데 63%의 응답자가 인터넷 상에서 쇼핑하거나 서비스 이용을 즐기고 있는데 이는 비 LGBT의 59%보다 높은 수치다. LGBT에게서는 특히 인터넷 뱅킹 이용이 많았다. 잔액 조회 39%, 실제 은행거래 이용 28%로, 일반인의 33%, 21%에 비하면 인터넷에서의 금융거래 이용에 대해 친근하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6%의 LGBT가 지난 3개월간 온라인 경매에 참여했는데, 같은 기간 중에 일반인의 19%가 이용했음을 감안하면 LGBT가 인터넷과 더욱 밀접하게 생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일반적인 사람들의 사고라면 그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LGBT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회 전체적으로 LGBT 집단 자체가 소수(Minority)의 모습으로 표현된다. 그들만의 공감대와 특정 행태를 갖는 집단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조사는 실제 사회적으로 소외 계층, 혹은 소수 계층으로 인식되는 그들이 자신을 직접 드러내지 않으면서 자신의 의사와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으로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인터넷의 기본적인 철학은 자유로운 정보의 표현과 공유에 있다. 이는 어떤 외압이나 통제는 물론, 사회를 지배하는 보편적 생각으로부터도 자유롭다는 것을 뜻한다. 독특한 개인의 표현을 규제하거나 단속하지 않음을 가리킨다. 어떤 형태의 집단도, 즉 인종이나 성별, 학력이나 빈부의 차이가 없이 누구나 무제한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평등이 인터넷에는 존재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소수로 표현되는 특정 집단이 그들만의 언어로 이야기하고 교통하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실제로 특정 집단은 그들만이 선호하는 언어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관심이나 행태가 비슷한 친화적인 집단을 형성해간다. 따라서 이런 움직임은 인터넷의 특성과 조화돼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공간은 소수의 집단을 대변하고, 위안을 얻고, 정신적인 교감을 나누는 장(場)으로 자리를 잡아간다.

인터넷 안에서는 다른 공간에서의 편견이나 오해로부터도 자유롭다. 이것은 강한 결속력을 지닌 커뮤니티의 모습을 띠게 된다. 특히 이들의 움직임은 그들만의 정신적인 교감과 동질감으로 강한 응집력을 지니게 되며, 때문에 인터넷은 더 친근한 공간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LGBT의 인터넷 이용은 이러한 특정 집단의 친근함을 반영한 결과다. 인터넷은 궁극적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그들만의 환경을 제공하는 형태로 발전하면서, 삶과 밀착된 공간으로 변모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번 조사 결과는 LGBT 개개인의 특정 성향으로 인해 인터넷에 대한 접근이 더 쉬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점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공간이 특정 집단 안에서 더 큰 집중력을 가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재고해보도록 하는 흥미로운 결과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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