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나'에게 타임캡슐을 보낸다면

중앙일보

입력

1백년은 족히 된 듯한 골동품 카메라와 시계 부품·환등기에 생선까지. 세계 각국의 골동품 가게와 벼룩시장을 뒤져 찾아낸 물건들이 오브제 예술작품으로 탈바꿈해 오는 15~24일 서울 청담동 박여숙 화랑에서 선보인다.

중견작가 이진용씨의 '서기 3001년의 나에게 보내는 소포' 전이다. 골동품 잡동사니를 상자 안에 넣고 투명한 레진수지와 경화제를 부은 뒤 표면을 곱게 갈아낸 작품들이다. 상자는 그 자체로 미래의 인류를 위한 화석으로 변해 모든 예술가가 꿈꾸는 불멸성을 갖게 된다.

1990년대에 바이올린·첼로 등의 악기를 오브제로 사용해 좋은 반응을 얻었던 그는 최근 들어 골동품뿐 아니라 코르크 마개와 생선·꽃까지도 작품 소재로 삼고 있다. 작가는 자신의 '추억의 상자들' 에 대해 "현재의 내가 미래의 나에게 보내는 기념물로 일종의 타임 캡슐" 이라고 설명한다.

90년대 이후 20여차례의 해외 아트페어에 참가해 입지를 넓히고 있다. 02-544-7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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