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가와사키 "현대차에 강판 안정 공급할 것"

중앙일보

입력

일본 가와사키제철이 현대하이스코[10520]와 제휴한 목적이 현대자동차[05380]에 대한 자동차강판의 안정적인 공급에 있음을 공식적으로 밝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가와사키제철의 에모토 칸지 사장은 최근 일본 철강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현대하이스코와의 제휴 목적을 묻는 질문에 답변하며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에모토 사장은 "제휴 목적의 하나는 핫코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것이며 또하나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현대차에 대한 자동차강판 공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것이다"고 말했다.

현대하이스코는 지난해 말 가와사키제철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며 가와사키의 현대차에 대한 자동차강판 공급은 제휴 내용에 들어있지 않다고 밝혔었다.

이에 따라 철강 전문가들은 에모토 사장의 이같은 발언이 현대하이스코와의 제휴의 '진짜 목적'을 드러낸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세계 고로업체중 유일하게 냉연강판업체에 자동차강판용 핫코일을 장기공급하고 현대하이스코의 지분 13%를 확보한 목적이 고수익제품인 자동차강판을 현대차에 대량 공급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에모토 사장은 현대하이스코에 대한 자동차강판 기술 제공 여부를 묻는 질문에도 "당장은 무리이다. 하이스코의 설비로는 약간 불충분하다. 기술이전이라는 것은힘든 작업이며 3-4년 정도는 걸릴 것이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가와사키가 현대하이스코에 대해 기술이전을 되도록 늦추고 자사의 자동차강판을 현대차에 공급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산업연구원의 김주한 박사는 "가와사키의 핫코일로 만든 자동차강판이 현대차에 공급되고 있다는 것은 현대차 생산설비가 가와사키 제품에 맞게 적응됐다는 의미"라며 "가와사키가 현대차에 자동차강판을 공급할 수 있는 여건은 충분히 갖춰졌다"고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일본 철강업체가 한국시장 공략을 강화하는데 대해 급격한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일본내 자동차강판 시장이 원인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도요타, 닛산, 미쓰비시, 마쓰다 등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내수 침체와 해외생산 확대를 위해 생산대수를 2-3년내 30만-80만대씩 줄이겠다는 계획을 내놓고있어 일본내 자동차강판 수요마저 급감할 전망이다.

김 박사는 "일본 철강업체들은 최대 수익원인 자동차강판의 수요 급감에 상당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며 "가와사키는 일본과 달리 생산대수가 매년 늘고 있는 현대차를 매력적인 수요처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가와사키로부터의 자동차강판 공급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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