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비 비중 10년전의 절반 내집마련 기간도 2년 줄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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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비 비중은 10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으며 결혼 후 내집마련 기간도 2년 정도 짧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은행이 2000년 기준으로 주택금융실태를 조사한 결과 연 소득대비 주택가격 비율(PIR, Price Income Ratio)은 1990년 9.2배에서 지난해 5.0배로 낮아졌다. 결혼 후 내 집을 마련하는데 드는 기간은 90년 9년에서 지난해 6.8년으로 2.2년 단축됐다.

이는 월평균 가구소득이 90년 91만7천원에서 지난해 2백25만원으로 2.5배 증가했지만 주택 매매가격은 외환위기 등을 거치면서 크게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저축의 목적이 '주택마련' 이라는 응답이 90년 이후 줄곧 1순위를 차지했으나 지난해에는 '자녀교육을 위해서' 라는 응답이 20.1%로 '주택마련' (19.5%)을 앞질렀다.

이는 주택보급률과 소득이 높아져 내 집 마련이 상대적으로 쉬워진 데다 주택을 소유해야 한다는 의식도 점차 약해지고 있는 것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사용하고 있는 주택면적(전용면적 기준)은 90년 21.8평에서 지난해 21.9평으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희망주택 규모는 90년 32.6평에서 지난해 34.6평으로 2평이 늘었으나 97년 37.2평, 98년 36.3평, 99년 36.6평보다는 줄었다.

주택은행 관계자는 "희망 평형은 당시의 시류를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며 "외환 위기 때는 돈 있는 사람이 청약해 중대형 아파트가 인기였지만 최근에는 실속형 중소형아파트로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고 설명했다.

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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