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눅스로 돈 버는 방법 '따로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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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눅스 산업은 기력을 잃고 있는데 반해, 리눅스의 인기는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공개소스 분야의 주요 기업들이 직원 해고, 합병, 주가 하락 등의 고충을 겪고 있는 와중에도 리눅스는 변함없는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경쟁 업체들은 이같은 역설적인 상황에 당황하고 있다. 왜냐하면 경쟁 업체들은 타깃 벤더를 명확히 파악하지도 못한 채 리눅스 성장에 대처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당황스러워 하는 것은 리눅스 팬들이다.

이들은 리눅스 업계가 독점적인 소프트웨어 벤더들에게 도전하기 위해 필요한 안정성을 보여주기를 바라고 있다. 이제 어떻게 해야 무료 소프트웨어로 돈을 벌 수 있을 것인지 하는 원론적인 문제로 돌아가 보자.

리눅스 관련 서비스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요한 것은 누가 수익을 거둬들이냐 하는 것이다. 리눅스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기회 중 하나는 ''채널''을 통하는 것이다. VAR(value added resellers)들은 벤더와 최종 사용자 사이에 존재하는 중간 단계 회사들로, 이들은 주요 판매 대리점들보다 더 많은 돈을 벌게 될 것이다.

오늘날 리눅스 벤더들은 소프트웨어를 무상으로 주는 것보다는 컨설팅, 맞춤화, 트레이닝을 판매하는 방식의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현재 모든 유통업체와 리눅스케어(Linuxcare), VA 리눅스, IBM 등이 추진하고 있는 고도의 중앙 집중적인 이 방식은 최대한의 잠재 최종 사용자 고객을 타깃으로 할 경우에만 효과적이다. 왜냐하면 이 방식은 사내에 IT 스탭을 가지고 있는 고객들이 원거리에 있는 지원단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원한다는 것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벤더들 중 대부분이 고객 확보에만 급급한 나머지 정작 돈 벌 수 있는 다른 기회들은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중소기업들의 요구에 주의를 기울일 사람은 누구인가? VAX/VMS가 지배하던 시절에 유닉스가 바로 중소기업의 요구에 주의를 기울이는 방법으로 성장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유닉스는 엔터프라이즈와의 대결을 준비하면서도 중소기업 시장에서 성숙해 갔다. 필자는 리눅스도 그렇게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장 파악을 잘 하고 있고 공격적이며 리눅스 친화적인 VAR들과 시스템 통합업체들 간의 업무 분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10년 이상 유닉스 및 리눅스 VAR들과 관계를 가져온 필자 생각엔 VAR들과 주요 서비스 벤더들이 협력하면 이러한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매우 많다.

VAR에는 여러 가지 형태가 있다. 소수의 최종 사용자들을 위해 컴퓨터 인재들을 아웃소싱하는 소규모 사업체가 있는가 하면, 어떤 VAR는 특정한 수직 시장을 전문으로 하드웨어, 시스템 소프트웨어, 산업 고유의 애플리케이션을 함께 취급하고 아주 작은 패키지를 지원한다. 그밖에 다양한 관리 및 서비스 제품을 제공하는 VAR들도 있다.

공개소스 소프트웨어는 비용을 절감시키고 안정성을 확고히 해주기 때문에 이런 회사들은 리눅스로 큰 혜택을 볼 수 있다. 시스템 소프트웨어와 핵심 애플리케이션은 그들 사업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이런 VAR들은 비용을 줄이고 서비스와 지원을 통해서 얻게 되는 수입을 유지할 수 있다.

물론 VAR들이 이같은 성과를 이루기 위해선 리눅스 관련 인재가 필요하다. 자신들이 보유한 지식과 경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직면했을 때는 좀더 높은 수준의 지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리눅스 기반 지원 벤더들이 제공하는 제품은 최종 사용자를 목표로 한다는 것이 큰 문제점이다. 이런 최종 사용자들의 구미에 잘 맞는 VAR들과 직접 경쟁하기 때문이다.

칼데라는 요금과 서비스를 거의 무료에 가깝게 제공함으로써 잘 운영돼 오던 VAR 채널에 악영향을 미쳤다. 칼데라는 만족스럽고 충실하게 VAR를 유지시켜온 훌륭한 이력을 가진 SCO를 인수함으로써 이익을 얻고 있다.

그러나 칼데라의 정보 및 제품 할인 프로그램에는 VAR이 필요로 하는 것을 충분히 갖고 있지 않다.

레드햇은 두 개의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데 하나는 인증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방법과 비슷한 것이며 다른 하나는 연간 2만 5000달러를 지불하고 20시간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다른 벤더들이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있다하더라도 이것이 가장 좋다.

리눅스 회사들은 VAR들을 지원하는 우수한 방법을 찾음으로써, 수익 창출을 위한 중요한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이 채널은 특별히 VAR 요건에 맞춰진 고품질의 기술 지원을 필요로 한다.

VAR들은 또한 협찬 광고나 고위 경영층과 진정한 양방향 통신 같은 강력한 판매지원을 필요로 할뿐 아니라 이에 대해 기꺼이 대가를 지불할 것이다.

제대로만 된다면 그런 VAR 가입 서비스는 주요 벤더에게 소매 채널보다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주거나 포춘지 500대 기업과 겨룰 수 있을 것이다. VAR 업계에서 성공하는 회사는 엔터프라이즈가 공개소스에 열을 올리게 될 때 가장 유리한 입지를 갖게 될 것 같다.

VAR들이 리눅스를 수용하게 하는데 필요한 것은 과연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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