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울고싶은 新 축구황제 ‘호나우두’

중앙일보

입력

‘호나우두의 불행, 어디까지 인가…’

브라질이 배출한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호나우두(26)가 계속된 불행에 전세계 축구 팬들이 안타까워 하고 있다.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며 복귀를 손꼽아 기다리던 그에게 이번에 찾아온 불행은 아내 밀레네 도밍구스의 유산.

지난 해 4월 첫 아들(호나우두:아빠와 이름이 같다)을 얻은 호나우두는 이번 일에 대해 일체 함구했다.

현대 축구사의 한 획을 그을 만큼 펠레 이후의 최고의 선수로 평가 받던 그에게 불행이 찾아온 것은 98 프랑스 월드컵 결승전 때부터.

모든 전문가와 도박사들이 브라질의 우세를 점치는 가운데 호나우두에게 거는 축구팬들의 기대는 엄청 컸다.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

호나우두는 결승전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팀의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준우승팀에서 이례적으로 MVP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이 후 결승전 당시 부상이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나이키가 부상중인 호나우두를 강제로 출전 시켰다는 압력설에 시달리기 시작해 급기야 브라질 청문회에까지 출석해야했다.

하지만 그를 가장 괴롭혔던 것은 오른쪽 무릎 부상이었다.

호나우두는 98월드컵 이후 무릎 부상으로 끝 모를 추락을 거듭했다.

'선수 생명이 끝날 것’이란 주위의 우려를 뒤로 한 채 99년 12월 애인 밀레네 도밍구스와 조촐한 결혼식을 올리며 연속된 불행을 접고 행복한 나날의 청사진을 그렸다.

하지만 그의 불행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결혼 후 첫 아들 까지 얻은 호나우두는 1년 여 만에 2000년 4월 이탈리안컵 라치오와의 결승전에 당당하게 그라운드에 나섰다.

그러나 너무 조급했던 나머지 의욕이 앞섰다. 부상으로 다쳤던 오른쪽 무릎을 또 다시 다치며 들것에 실려나간 뒤 조용히 팬들의 기억에서 사라지며 축구황제는 쓸쓸히 2000년 시즌을 마감했다.

이후 브라질, 미국, 파리 등지서 휴양하며 재기를 노리던 그는 음주운전으로 망신을 당했고 환각 섹스파티를 즐겼다는 구설 수에 올라 한동안 고생을 했다.

최근엔 브라질에서 권총강도에게 자신의 자동차를 강탈당하는 사건까지 발생하며 더욱 그의 불행을 부채질 했다.

그라운드에 서면 한 마리 표범이 되는 '新 축구황제' 호나우두.

그가 이 모든 불행을 잊고 그라운드를 호령하는 그 날을 하루빨리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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