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중소기업 '돌격 앞으로'

중앙일보

입력

중소기업들이 경기침체로 줄어든 매출을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기업에만 납품하던 일부 업체들은 군소업체를 대상으로 판촉에 나섰고 백화점에 물건을 대던 내의업체는 방문판매 조직을 갖췄다.

협력업체와 제휴해 판매가격을 낮추는가 하면 생산.관리직 인원을 연구개발 부서로 돌려 신제품을 개발, 매출부진을 타개하려는 업체도 있다.

서울 독산동 골판지 상자 업체인 대영판지는 최근 공장 인근 업체에 대한 판촉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그동안 금호전기.해태유업 등 대기업에만 납품하다 보니 영업활동이란 게 필요없었다. 그러나 거래업체의 주문량이 급감하자 골판지 상자를 들고 발로 뛰는 영업에 나섰다.

유진구 영업부장은 "고정거래선만 쳐다 보고 있을 형편이 아니어서 소량이나마 주문생산에 나서고 있다" 며 "올 매출목표 25억원의 20%를 군소업체에 대한 납품으로 올릴 계획" 이라고 말했다.

백화점과 재래시장을 통해 물건을 팔아 오던 여성내의업체 ㈜엠에스클럽은 최근 방문판매 조직을 만들었다.

김성기 사장은 "백화점 등에서의 판매가 줄어 주부를 직접 상대하는 판매를 할 계획" 이라며 "관행에 안주하지 않고 다각적인 판매전략을 세우고 있다" 고 말했다.

이 회사는 최근 개발한 '옥(玉)브래지어' 를 중심으로 방문판매에 나서 매출액을 지난해(1백10억원)보다 더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기도 용인 진광이앤씨㈜는 한국전력에 개폐기.차단기 등을 납품하다가 주문이 떨어지자 수입품의 국산화에 눈을 돌렸다.

국산화하면 독점으로 납품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이를 위해 최근 생산.관리직 인원의 10%를 연구개발부서로 보냈다.

부엌가구와 인테리어 제품 업체인 ㈜한샘은 가장 잘 팔리는 침대세트와 부엌가구제품의 가격을 이달초 10~15% 내렸다. 가격을 좀처럼 안내리는 이 업체는 협력업체에 주문량을 늘리고 원자재를 협력업체와 공동구매하는 방식으로 가격인하에 따른 경영부담을 덜었다.

대우종합기계에 건설중장비 부품을 납품하는 인천의 동양기계산업㈜은 일본 중공업체와 부품을 공급하는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로 건설중장비의 내수가 줄어들자 해외업체에 부품을 수출하는 쪽으로 눈을 돌렸다.

공장 컨베이어 등 산업설비의 동남아 수출을 위해 해외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중소기업연구원의 송장준 연구조정실장은 "불황기에도 판촉과 개발전략을 가다듬으면 경영을 호전시킬 수 있다" 며 "생산제품의 판촉기반을 다지는 노력이 필요하다" 고 지적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