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받은 젖병들 끓는 물에 강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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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한국 아기 엄마는 젖병을 팔팔 끓는 물에 넣어 소독하는 걸 선호한다. 전자레인지나 세정제 소독이 일반화된 일본 엄마와 다른 점이다. 17일 발표된 ‘K컨슈머리포트 5호’에서도 열에 강한 소재 젖병이 유독 높은 평가를 받았다.

 추천제품 3개 중 ‘닥터브라운 PES 젖병’과 ‘아벤트 BPA 프리 PES 젖병’은 모두 폴리에테르설폰(PES) 소재를 썼다. 열에 강해 끓는 물에 넣어도 변형되지 않는 플라스틱이다. ‘유피스 쇼콜라 PPSU 젖병’은 PES보다 좀 더 비싼 폴리페닐설폰(PPSU) 소재를 썼다. 이 역시 내열성이 강한 신소재지만 가격이 좀 비싼 편이다. 평가를 맡은 녹색소비자연대 박인례 공동대표는 “열탕 소독을 많이 하는 만큼 환경호르몬이 발생하지 않고 열에 강한 소재를 고르는 게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이유로 비교적 값이 싼 폴리카보네이트(PC) 소재 젖병은 가급적 피해야 할 제품으로 꼽혔다. PC 소재는 처음엔 괜찮지만 고온 소독하거나 안에 흠집이 생기면 ‘비스페놀A’라는 환경호르몬 성분이 나올 확률이 높다. 비스페놀A는 아기 발달과 면역체계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유럽에서 알려진 성분이다. 유럽에선 지난해부터 비스페놀A가 들어간 플라스틱 젖병 제조와 판매를 금지했다. 식약청도 다음 달 2일부터 판매를 금지했다.

 값이 4만원에 육박하는 고가 수입제품 2개는 별 3개를 받는 데 그쳤다. ‘바비실 실보틀 실리콘젖병’(3만7063원)은 실리콘 재질을 사용해 배앓이를 막아 주는 기능이 우수하지만 세척이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다. 가장 비싼 ‘닥터베타 쥬얼리 젖병’(3만9800원)은 아기가 먹기 쉽도록 병목이 구부러져 있긴 하지만 세척이나 부품 교환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중 가장 낮은 평가인 별점 한 개를 받은 제품도 6개나 됐다. 이 중 프린스 은나노 날씬 젖병(3160원)만 국산 제품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 아기 젖병 시장의 60% 정도를 수입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가격을 비교한 결과 똑같은 아기 젖병이라도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보다 인터넷쇼핑몰 가격이 10~50%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피스 쇼콜라 PPSU 젖병의 경우 백화점 가격(2만7920원)이 인터넷쇼핑몰(1만9110원)의 1.5배였다. 디프락스 젖병과 닥터브라운 PES 젖병도 가격 차이가 30%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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