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웃다 울다 할걸요" 박정자씨 아동극 첫 나들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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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태숙(왼쪽)씨와 박정자씨. 두 사람은 “다른 공연 때와는 달리 하루에도 서너차례씩 웃으며 연습한다”고 말했다.

중견 배우 박정자(63)씨와 역량있는 연출가 한태숙(53)씨가 어린이 연극에서 호흡을 맞춘다. 서울 정동극장 무대에서 다음달 15일부터 상연되는 '우당탕탕, 할머니의 방'을 통해서다. 까마득한 나이차를 뛰어넘는 사랑을 다룬 연극 '19 그리고 80'에서 변덕스럽고 유쾌한 노인역을 선보이긴 했지만 박씨의 연기 색깔은 아무래도 긴박함과 카리스마 넘치는 쪽이다. 한씨는 '레이디 맥베스''서안화차' 등 화제작들에서 심연처럼 어두운 인간 내면을 파고드는 작업을 해왔다.

공연은 독일의 그림 동화책 '우당탕탕, 할머니 귀가 커졌어요'(비룡소)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혼자 사는 아래층 할머니(박정자)가 윗층으로 이사온 남매가 만들어내는 각종 시끄러운 소음을 참지 못해 까탈을 부리고 꾸중하기도 하다 결국 화해한다는 내용이다.

박씨는 뚱뚱한 체구에 킥보드를 타는 유쾌한 할머니역을 소화한다. 한씨는 "기상천외한 소품, 특히 바퀴달린 온갖 것들이 등장할 것"이라고 연극에 대해 설명했다. 또 오랜 시간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생리를 고려, 순간순간 웃음이 터지도록 극을 구성한다. 한씨는 그러나 "그렇다고 마냥 웃긴 작품이 아니라 무서워서 울고 긴장하다가 웃게 되는 연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어린이문화예술학교에서 제작한 것이다. 2만~3만원. 02-751-1500.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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