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 돌연 협상재개, '꺼진 불씨' 되살릴까

중앙일보

입력

대우자동차 노사가 정리해고 당일인 16일 돌연 협상을 재개, 그 배경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당초 협상의 '마지노선'이었던 15일까지만 해도 노조가 '정리해고 결사반대'를 내세우며 총파업 선언 기자회견까지 벌인 상태여서 추가 협상은 '물 건너갔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날 밤 늦게 노조 일각에서 집행부에 대해 협상 재개를 강력히 요구하는 목소리가 일어나면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현 집행부의 다수인 '민주노동자회'(민노회)이외의 여타 계파와 몇몇 전직 위원장 등을 중심으로 한 이들은 '모든 형태의 인력감축에 반대하는 현 집행부의 입장은 비현실적'이라며 희망퇴직 등을 포함한 재협상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여타 계파들의 경우 일부가 유인물을 통해 "집행부가 아무런 대안없이 조합원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고 있다"며 "인원정리가 불가피하다면 최소한의 위로금등의 조건부 희망퇴직을 실시하자"고 주장하는 등 현 집행부와 이견을 보여 왔다.

그 결과 15일 밤 내부 격론을 거쳐 노조는 사측에 협상을 요청하게 됐고, 사측도 대량해고와 파업의 후유증이 부담스러운 처지에서 먼저 협상을 요청하고 나서는 노조를 외면할 수 없어 16일 오전 협상이 재개됐다.

그러나 협상이 장기화되거나 타결까지 이를 가능성은 현재로선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노조가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노사 공동부담 희망퇴직 위로금 조성' 요구가 정리해고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채권단의 강경한 반대에 부딪힐 것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반면 지난해 11월 구조조정 합의서 작성시 노조의 결렬선언 등 우여곡절을 거치면서도 협상 6일만에 합의를 이끌어낸 대우차 노사의 '끈기'로 미뤄 이번 협상도 단시일 내에 끝나지 않으리라는 시각도 존재, 이날 재개될 협상의 귀추가 주목된다.(인천=연합뉴스) 박진형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