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reakfast Club

중앙일보

입력

존휴즈 감독은 청춘영화계의 대부라 할 만하다.

그는 대중의 취향을 이끌어가는 10대 집단의 소비지향적인 사고와 변화, 바로 그 80년대라는 시간을 배경으로 정체성을 탐구해 왔다.

그의 10대 영화에서 보여지는 작가주의는 비록 그 주체가 소비지향적일지라도 영화속에서 만큼은 탐미적표현이나 과장된 목소리를 최대한 낮추고 진실에 대해서 귀기울인다.

'한번 더 생각한다'는 표현은 그의 영화에서 자주 인용케되는 대목이기도 한데, 항상 방황의 기로에서 갈피를 못잡는 10대의 집단특성상 반드시 필요한 - 특히 그 집단의 사고를 영화로 표현하는 감독의 특성상 - 덕목이 아닐 수 없다.

이 영화 '브랙퍼스트클럽' 역시 마찬가지이다.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10대 청춘스타들이 총출동하지만 그들의 스타성을 빛내주는 고의적 장치를 최대한 억제하고 그들이 대변하고 있는 10대 자체의 사고와 행동에 모든 초점을 기울인다.

하지만 음악에서는 틴에이저들의 우상이었던 대중스타들에게 많은 부분을 의지하고 있다.

또한 영화의 전체적인 스코어를 맡고 있는 Keith Forsey도 당시 조르지오모로더 사단의 강력한 후계자였기 때문에 양질의 사운드트랙 퀄리티는 보장받을 수 있다.

우선 첫번째 트랙을 열고 있는 심플마인즈의 'Don't You'가 빌보드챠트 1위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이루었고, 다른 곡들도 감각적인 스타일을 보여주어 매니아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진정 이 사운드트랙이 주목받아야 할 이유는 대중적인 코드가 영향을 미친 작업들이 간과했던 '작품'의 의미를 상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모든 곡들은 내면적인 영화속 상황을 설명하고 충실하게 보조하는 탄탄한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데, 틴에이저 영화들 하면 소모적인 경향이라고 생각했던 기존의 관념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다. (사운드트랙의 균형은 Keith Forsey의 스코어가 절반정도의 분량이 삽입되면서 적절하게 유지된다)

기존의 청춘영화 사운드트랙이 컴필레이션에 다름없는 값싼 팝뮤직으로 도배된 그것이었음을(지금도 이 상황은 크게 바뀐게 없다) 상기시켜보라. 이 영화의 음악들은 말 그대로 영상과 음악이 서로에게 의지하는 긴밀한 협력체제의 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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