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틴경제학] 유가 왜 오르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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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국제 원유가격이 올라 우리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석유 값이 더 오르면 우리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을 가져올 것이란 걱정도 많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오름세가 한풀 꺾였지만 국제 원유가격은 워낙 변덕이 심해 철저히 대비해야 합니다.

석유는 자동차를 움직이고 공장.발전소를 돌릴 뿐만 아니라 섬유.플라스틱.화학제품에 팔방미인으로 쓰이는 매우 중요한 자원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석유가 한방울도 나지 않아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레이트연합.이란 등에서 대부분 수입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지난해 8억9천4백만배럴(1배럴〓1백59ℓ)의 원유를 사오는데 자그만치 2백52억달러를 썼답니다. 연간 수입액(1천6백5억달러)의 15%를 차지했죠.

지난해 배럴당 수입가격이 1999년(16.9달러)보다 67% 오른 28.2달러나 돼 그만큼 많은 돈이 들었습니다.

지난해 한국이 1백21억달러의 무역흑자를 냈는데, 만약 원유 값이 오르지 않았다면 무역흑자는 2백20억달러를 넘어섰을 겁니다.

원유 값이 오르면서 국내 물가도 올랐습니다. 지난해 원유 값 상승으로 국내 물가는 적어도 2%포인트 이상 뛰었고, 원유 값이 10% 오르면 국내 제조업체의 생산비가 0.36% 오른다고 합니다.

그럼 요즘 왜 원유가 비싸진 걸까요. 쓰려는 양은 많은데 생산량은 충분치 않은 게 가장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석유는 현대 생활에서 필수적인 제품이라 필요량보다 공급량이 조금만 모자라도 가격이 크게 오르는 특징을 갖고 있지요. 비싸다고 다른 제품을 대신 쓰기 어렵기 때문이죠.

특히 석유 생산국들이 1960년에 만든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원유가격에 큰 영향을 미쳐요.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의 40%를 차지하는 이 단체가 생산량을 줄이거나 늘림에 따라 원유 가격이 출렁거리죠.

얼마 전 이 단체가 하루 생산량을 1백50만배럴 줄이기로 약속하는 바람에 떨어지던 원유가격이 다시 급등했습니다.

이 단체에는 중동 지역 산유국이 많이 가입하고 있어 중동에서 전쟁이 발발할 위기가 높아지면 원유가격은 들먹거리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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