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린 다보스 세계경제포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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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휴양도시 다보스에서 열린 제31차 세계경제포럼(WEF)이 6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30일(현지 시간)폐막됐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전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정치.경제계 거물 3천여명이 이 포럼에 참석, 세계화의 진로와 명암 등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올해 포럼은 브라질에서 반(反)다보스를 기치로 내건 세계사회포럼이 출범함에 따라 특히 주목받았다.

이런 가운데 기업의 책무.국가간 빈부격차 해소 등에 관한 건설적인 대안들이 제시됐으며, 특이하게 북한의 개방문제도 화제에 올랐었다.

◇ 경기둔화 돌파구는 역시 기술혁신〓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회장은 29일 기술의 변화에 관한 분임토론에서 "인터넷 통신기술은 지난 몇년간 기업의 상거래와 지구촌의 일상 생활을 바꾸어 놓았다" 며 "기술혁신을 통해 둔화하고 있는 세계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고 주장했다.

게이츠는 또 "빈국이 고통받는 것은 정보의 기술격차 때문" 이라며 "기술혁신 이야말로 이들을 돕는 길" 이라고 말했다.

◇ 기업의 사회적 책무 강조돼〓올해 포럼에서는 각국의 기업들이 사회현상과 환경문제에 대해 책무를 다해야 한다는 주문이 많았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잇단 반세계화 시위를 의식한 듯 "민간 기업과 사회단체들이 유엔의 노력에 동참하고 세계화에 앞장서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시대의 사명" 이라며 지난해 7월 유엔이 인권.노동 등에 관한 기본원칙을 담아 내놓은 '세계화 규약' 에 적극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 아시아는 변화중〓외환위기에 이은 정보기술 혁명과 세계화의 진전과 관련, '아시아적 가치' 도 화제가 됐다.

리콴유(李光耀)전 싱가포르 총리는 "세계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아시아적 문화와 전통을 상징했던 근면.종신고용과 인간관계 등 아시아적 가치도 변하고 있다" 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가족애 만큼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반(反)다보스 포럼 주목〓세계화의 대안 모색을 내걸고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에서 출범한 세계사회포럼(WSF)과 다보스 현지에서 있은 반세계화 시위도 많은 눈길은 모았다.

이들은 다보스포럼을 '부국들의 잔치' 라며 이제는 전세계 비정부기구(NGO)들이 WSF 아래에 모여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서자고 다짐했다.

첫 대안으로 WSF는 빈국들의 채무경감을 돕기 위해 유엔 주도의 기금조성 방안을 채택하는 한편 다보스포럼에 맞춰 매년 회의를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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