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은 경기 둔화세

중앙일보

입력

설비투자가 두달째 감소하고 생산과 소비 증가세 둔화가 4개월 연속 이어지는 등 경기 둔화세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이를 두고 통계청은 경기가 이미 정점을 지났으며 본격적인 하락 국면에 들어서 있다고 진단했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0년 12월 중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설비투자는 전년 같은 달에 비해 2.1% 줄어 지난해 11월(- 1.5%)에 이어 두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민간 소비를 나타내는 도소매 판매는 백화점과 슈퍼마켓 등 소매업의 매출 부진과 자동차 판매량 감소에 영향을 받아 2.2% 늘어나는데 머물러 4개월 연속 증가율이 낮아졌다.

이같은 소비 감소로 기업의 생산증가율과 제조업체의 평균가동률도 낮아졌다.

산업생산의 경우 4.7% 증가에 머물렀고, 공장 가동률은 지난해 8월(82%)부터 줄곧 낮아져 12월에는 74.7%를 기록했다.

현재의 경기상태를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96.9로 전달보다 0.9포인트 낮아져 지난해 8월(100.2) 이후 계속 낮아졌다. 앞으로 1년 뒤의 경기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경기선행지수도 지난달 1.2포인트 낮아졌다.

통계청 박화수 경제통계국장은 "경기선행지수가 99년 11월 이후 14개월째 하락하고 있는 등 경기가 정점을 지나 본격적인 하락 국면인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SK증권 리서치센터 오상훈 부장은 "지난달 내수 출하가 전년 같은 달에 비해 0%의 증가율을 보였는데 1월 중에는 쉬는 날이 많아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며 "수출이 그나마 경기를 떠받치고 있다" 고 분석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