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무선 인프라 일본보다 한 수 위

중앙일보

입력

길거리 인터넷에 관한 한 한국은 강국이다.

일본의 길거리 인터넷은 NTT도코모의 아이모드(i-MODE)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아이모드의 전송속도는 9.6Kbps에 불과하다.

현재 국내 휴대폰의 전송속도(14.4~64Kbps)보다 훨씬 느린 ''인(忍)'' 터넷이다.

그럼에도 아이모드는 컬러 화면에 작은 그래픽 이미지를 제공해 1월 현재 1천7백70만명의 가입자를 끌어들이는 대성공을 거뒀다.

한국에서였다면 성공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네티즌들이 굼벵이처럼 느린 일본식 무선 인터넷을 참지 못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이모드는 게임을 즐기고, 그 게임의 캐릭터를 느리더라도 이미지로 받아보고 싶어하는 일본의 인터넷문화가 성공 요인이다.

반면 초고속망을 통한 유선 서비스는 우리보다 뒤져 있다.

국내에 2만5천여개나 보급된 PC방도 일본엔 지난해 선보였다.

미국에선 터미널을 비롯한 주요 공공시설에 인터넷전화가 상당수 보급돼 있어 유선망 인프라는 앞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무선인터넷 분야에선 일본에 뒤진다.

IT전문 온라인잡지인 C넷은 이에대해 ''쓸만한 콘텐츠가 적은데다 문자 위주여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했기 때문'' 으로 설명한다.

일본의 NTT도코모는 이에 착안해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미국에 팔기 위해 지난해말 AT&T와이어리스의 지분 16%를 98억 달러에 확보했다.

유럽에선 영국 브리티시텔레콤이 런던 시내의 즉석 사진기 부스를 공중인터넷PC부스로 활용하고 있으며, 무선인터넷 가입자도 늘고 있지만 아직 제한적이다. 느린 인터넷 속도 때문이다.

''무선인터넷을 포함한 ''길거리 인터넷 서비스의 경우 한국이 선행투자만 잘 한다면 해외 진출을 통해 상당한 성과를 거둘 것이라는 전망은 이래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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