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수쥬

중앙일보

입력

보려고만 하면 강은 모든 것을 보여준다
잃어버린 인어의 전설조차도...

공장이 빽빽히 들어찬 산업도시 상해. 그 한 복판에 흐르는 수쥬강은 낭만이나 아름다운 경치와는 거리가 먼 혼탁한 폐수에 불과하다. 도시의 삶에 지친 영혼들이 몸을 투신해 생을 마감하는 것이 고작일 뿐....

그러나 어느날부터 그 강에 인어가 나타난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한다. 사랑에 배신당한 소녀가 강에 뛰어 들었다는... 사랑을 못잊어 인어가 되었다는...

나의 직업은 비디오 촬영기사. 'happy-bar'의 사장으로부터 업소를 찍어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바의 한 복판에 거대한 수족관을 들여놓고 인어 분장을 한 무희가 춤을 추는 '인어 쇼'를 기획했기 때문이다.

나는 무희 메메이를 촬영하면서 그녀에게 반하고 우리는 연인이 된다. 거리를 거닐며 그녀의 즐거운 미소를 카메라에 담기도 하고 그녀의 작은 집에서 휴일을 보내며 사랑을 키워가던 무렵. 두 사람의 앞에 한 청년이 나타난다.

그의 이름은 마르다. 그는 메메이에게 절규한다. "무단, 날 용서해줘..." 의아해하는 메메이. 마르다는 그녀에게 자신과 무단의 사랑 이야기를 들려준다. 메메이가 바로 그가 찾는 무단이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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