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고려해볼 만한 특약조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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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년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명장 얼 위버 감독이 연봉 60만 달러를 받음으로서 메이저리그에도 감독 고액연봉시대가 열렸다.

당시 메이저리거 중엔 연봉 1백만 달러 이상을 받는 선수가 38명이나 있었지만 감독으로선 얼 위버가 고액연봉시대의 막을 올렸다.

위버의 뒤를 이은 것은 신시네티 레즈의 나르는 곰 피트 로즈였다. 85년 시즌에 22만 5천달러에 입장수입 보너스 12만 달러를 합해 모두 34만5천달러를 받은 로즈는 86년 시즌엔 75만 달러를 달라고 당당히 요구하고 나섰다. 감독이 50만달러이상을 요구하고 나온 것은 로즈가 사상 처음이었다.

우선 그는 타이 콥의 전설적인 통산안타기록을 깨뜨렸으며 신시내티 시민들이 로즈를 보기 위해 리버프론트 구장에 전년도에 비해 약 23% 더 몰려들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또 하나 로즈가 내세운 것은 소속팀 레즈의 성적이다. 84시즌 내셔널리그 꼴찌에서 2번째였던 레즈가 이해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서 2위를 차지했다.

"우리 팀엔 그가 꼭 필요하다. 우리는 그에게 감사하며 그 역시 우리 구단에 감사해하고 있다."고 구단주 아지 스카트는 기자들에게 밝혀 로즈의 요구를 들어줄 수 있음을 간접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로즈의 계약서 내용엔 우리에게는 없는 '스페셜 코비넨트'(특별계약) 조항이 들어있다. 입장수입의 일부를 요구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선수의 경우에도 올스타에 뽑히면 얼마, MVP가 되면 얼마, 사이영상을 타면 얼마 하는 식으로 특약(特約) 조항이 붙어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이런 특약조항은 인정되지 않으나 규약 83조를 보면 구단은 자유계약선수, 신인선수 및 별도규정으로 정해진 선수에 대해서는 보너스 부(附)계약을 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선수들의 동기부여와 전반적인 야구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특별계약 조항의 도입은 고려해볼 만한 것이다.

※ 김창웅 - 前 베이스볼코리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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