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입장 전쟁 … 아쿠아리움은 7시간 대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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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마지막 날인 28일 여수엑스포의 아쿠아리움(한화 아쿠아 플라넷) 입장을 기다리는 관람객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전날 정오부터 아쿠아리움을 비롯해 주제관·한국관·대우조선해양관·기후환경관·해양산업기술관·해양문명도시관·해양생물관 등 8개 전시관에서 실시되던 사전·현장 예약제가 전면 폐지되고 선착순 관람제가 시행됐다. [뉴시스]

28일 오전 10시 여수엑스포의 최고 인기 전시관인 아쿠아리움 앞. 수천 명의 관람객이 전시관에 들어가기 위해 3㎞가량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이날 아쿠아리움 주변은 오전 일찍부터 폐장 때까지 구름처럼 몰려든 관람객들로 인해 온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전주에서 온 박성모(37)씨는 “오전 9시부터 기다렸는데 오후 4시에나 들어갈 수 있다는 게 말이나 되느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여수엑스포의 주요 전시관 8개에 대한 예약제가 전면 폐지되면서 우려했던 ‘기다림과의 전쟁’이 시작됐다. 이날부터 모든 전시관의 입장이 선착순으로 바뀌면서 박람회장 전체가 거대한 대기 행렬로 변한 것. 이날 박람회장을 찾은 관람객은 총 4만2000여 명으로 최대 인파를 기록한 전날 11만1131명의 3분의 1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예약제 폐지로 인해 대기 행렬은 되레 배가량 길어졌다. 이날 아쿠아리움을 찾은 관람객들은 5~7시간을 기다린 끝에 전시관을 구경했다. 인기관인 대우해양로봇관도 관람객이 줄이어 몰려들면서 3~4시간을 대기해야 입장할 수 있었다. 뙤약볕 아래 줄을 선 관람객과 새치기를 하려는 얌체 관람객 사이에 고성이 오가는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각 전시관에 배치된 자원봉사자와 운영요원들도 온종일 밀려드는 인파와 관람 가능 시간을 묻는 질문에 곤욕을 치렀다. 아쿠아리움의 한 진행요원은 “예약제일 때는 최대 1시간 정도면 관람이 가능했지만 이젠 최소 3~4시간은 줄을 서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온 김모(34)씨는 “순식간에 마감되는 사전예약은 폐지하더라도 원활한 관람을 위해 현장예약은 남겨뒀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평했다. 전시관 예약제 폐지는 ‘스마트 박람회’를 표방해 온 여수엑스포의 신뢰와 위상에도 큰 생채기를 남겼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이용한 예약제는 여수엑스포 조직위원회가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IT(정보기술) 엑스포’의 핵심 서비스였기 때문이다.

여수=최경호·이승호 기자

여수엑스포 예약제 없앴더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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