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부동산 경매도 눈독

중앙일보

입력

국내 유수의 빌딩을 대거 사들이고 있는 외국계 투자회사들이 법원 부동산 경매시장에도 뛰어들고 있다.

경매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서울 본원 9계에서 시가 2백78억원짜리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산내들빌딩' 이 미국계 '브로드K' 사에 팔렸다.

낙찰금액은 감정가의 75.42%인 2백9억6천4백50만원. 이 물건 권리 등을 분석해준 부동산컨설팅업체는 "테헤란로 변에다 강남역세권에 있어 낙찰한 회사 외에도 많은 외국계 투자회사들이 관심을 보였다" 고 말했다.

경매업계에서는 이번 사례를 놓고 외국계 회사가 일반물건뿐만 아니라 그동안 참여를 꺼려왔던 법원경매시장 우량물건까지 '싹쓸이' 하려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일부 외국계 컨설팅사는 경매부동산 컨설팅 업무를 준비 중이다. 외국계 부동산컨설팅회사인 BHP코리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매로 나온 우량 빌딩의 조사에 착수했으며 곧 경매에도 직접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재 외국계투자은행 4~5개 회사를 대상으로 경매물건을 소개한 결과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면서 "추이를 지켜본 뒤 경매물건만을 전담하는 별도 팀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 말했다.

유승컨설팅 강은현 사장은 "국내 빌딩의 임대수익성이 좋아져 매매값이 상승하면 매입방법을 다양화하기 위해 위험부담이 있어도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경매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회사들이 많아질 것" 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하반기 리츠(REITs)제도 도입에 대비해 수익률이 큰 물건을 미리 싼값에 확보하려고 적극성을 띠는 외국회사가 많아질 것" 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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