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NETTE PEACOCK/ An Acrobat's Heart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항상 많은 음반들이 우리 겉에 다가오지만 그것들을 다 들여볼 수 없다는 것은 참으로 불행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새로 발표된 'An Acrobat's Heart'는 이제까지 높이 날아갈 기회만을 기다리며 움츠려있던 아네트 피콕의 ECM 리더 데뷔작이다.

처음 앨범 재킷의 사진을 보았을 때 그녀의 모습은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중성적인 것이었다. 그녀의 이름을 들으면 왠지 안ㅊ익은 으낌이 들텐데 그 이유는 '피콕'이란 성 때문이다. 첫 번째 남편이 베이시스트 게리 피콕이다.

아네트 피콕은 브루클린에서 태어나 독학으로 음악을 공부했으며 1970년대 잠시 줄리어드음대에서 다니기도 했다. 클래식 음악가인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5살때부터 작곡을 하는 천재성을 보였다. 그녀의 음악에서 느껴지는 아방가르드적인 성향은 그녀의 이런 이력에서 잘 이해된다. 1960년대 'Spiritual Unity'의 주인공 알버트 아일러와 함께 연주했으며 이후에는 폴 블레이와 작업하기도 했다.

'An Acrobat's Heart'는 함께 녹음한 팀은 치카타 현악4중주. 1989년 오슬로에서 결성됭어 ECcm 뉴 시리즈 등에서 많은 활동을 펼치고 있는 퀼텟이다. 이번 앨범에서도 아네트 피콕의 피아노와 함께 조화로운 연주를 이끌어가고 있다.

길게 끄는 스타일의 보컬은 치카다 현악4중주의 연주와 잘어울리며, 특히 아방가르드한 스타일보단 아름다움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다만 전체적으로 일률적인 분위기에서 오는 지루함이 아쉬움을 남긴다.

하지만 아름다운 그녀의 건반연주와 보이스가 이 앨범을 가치있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틀림없고, ECM의 북구 유럽재즈스타일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분명 훌륭한 선물이 될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