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주간 리뷰 - 1월 첫째주

중앙일보

입력

2001년의 시작과 함께 삼성과 SBS는 연승 행진을 지난해부터 계속 이어오고 있는 반면에 동양과 삼보는 하위권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결국 양팀의 사령탑이 교체되는 극약 처방까지 나왔지만 언제쯤 그 효과를 보게 될지는 의문스럽다.

1. SBS의 8연승 행진

원년 KBL 시즌에서 정재근과 제랄드 워커를 앞세워 정규 시즌 2위를 차지했던 SBS가 4년만에 만개하고 있다. 특히 SBS의 최근 연승은 국내 선수들과 외국인 선수들간의 기가 막힌 조화를 바탕으로 팀 플레이를 펼쳐 이긴 것이기 때문에 그 내용이 매우 알차다.

우선 확실한 득점원인 에드워즈가 내외곽을 넘나 들며 강력한 공격력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 팀의 가장 커다란 강점이지만 사실 데릭스가 팀에 공헌하고 있는 것은 에드워즈에 맞먹는다. 특히 그는 공수에 걸쳐 성실한 플레이를 보여줘 팀을 안정시키고 있다.

올시즌에 벌써 4번이나 트리플 더블을 기록한 데릭스가 실질적으로 팀에 이바지 하는 역할을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이다. 여기에 루키답지 않은 절묘한 경기 운영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은희석과 지난 시즌 신인왕 김성철의 콤비 플레이도 날이 갈수록 위력을 더해가고 있다.

또한 SBS의 최근 상승세에 일조를 하고 있는 선수는 표필상. 생각지도 않았던 표필상이 골밑에서 수비력을 강화시키며 로-포스트를 강화시킨 것이 에드워즈를 비롯한 다른 선수들의 득점력 향상을 배가시켜주는 요인이 되고 있다.

어떻든 잘 나가는 데는 모두 그 이유가 있다. 최근 SBS는 팀 전술을 잘 이해하고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들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LG가 주춤하고 있는 사이에 벌써 2위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SBS의 연승 행진이 언제까지 계속될 지 관심이다.

2. 삼보와 동양의 하위권 추락

지난 한 주간 경기에서도 삼보와 동양은 좋지 못한 경기 내용으로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미 양팀의 사령탑이 교체된 것을 비롯해서 양팀은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 7일 맞대결에서는 삼보가 동양을 물리치며 연패 사슬은 끊었지만 남은 시즌 전망이 어둡기만 하다.

아직 3라운드가 채 끝나지 않았지만 양팀의 회생 가능성은 거의 없다. 우선 삼보의 경우 약한 백업 요원 때문에 주전들이 부진할 경우 경기에 반전을 가져올 수 있는 요인이 별로 없다. 최근 경기 내용이 답답했던 것도 모두 그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동양의 올시즌 경기 모습을 보면 2명의 외국인 선수가 국내 리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 지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사실 시즌전만 하더라도 동양이 이런 식으로 추락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의견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처음부터 외국인 선수 선발에 난항을 겪었던 동양은 그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추락하고 말았다. 외국인 선수를 잘 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내 리그가 외국인 선수들에 의해서 죄지우지 되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보다 국내 선수들의 분발이 요구되고, 이와 더불어 국내 지도자들의 자질에 대해서도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틀에 박힌 선수 지도와 작전 없는 팀 운영은 열악한 국내 농구계를 더욱 멍들게 하고 있다.

올시즌 동양의 추락이 주는 의미를 다시 한 번 가슴에 새겨 한국 농구가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선수에게 맡길 부분과 지도자가 해결해야 되는 부분간의 명확한 역할 분담이 없이는 국내 농구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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