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기관·개인 3人 3色

중앙일보

입력

연초 주식시장에서 외국인.기관투자가.개인 등이 제각각 다른 매매패턴을 보이는 가운데 수익률에선 일단 외국인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들은 삼성전자와 SK텔레콤.포항제철 등 블루칩(고가 우량주)과 주택은행.삼성증권 등 우량 금융주를 뚝심있게 사들이고 있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외국인들에게 이들 종목을 넘기는 대신 저가권 증권주와 건설주, 개별 중소형주를 매매하는 양상.
기관은 LG전자와 현대자동차.삼성전기 등 옐로칩(중가 우량주)을 선호하고 있지만 자금난으로 거래규모는 크지 않다.

◇ 수익률 분석〓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외국인들이 많이 사들인 순매수 상위 20종목은 지난해 말 이후 5일 현재까지 평균 23.5% 상승했다.
이에 비해 개인 순매수 상위 20종목은 평균 10.1% 오르는 데 그쳤다.
기관 순매수 종목은 평균 23.0% 올라 외국인과 비슷했다.

물론 평균 상승률이 실제 매매 수익률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외국인들의 경우 지난해 12월 이후 주식을 거의 팔지 않고 계속 사모으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봐도 좋다는 게 증권거래소의 설명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올들어 외국인들에게 줄기차게 주식을 팔아 순매도 물량이 1조원에 달하기 때문에 순매수 종목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로 인해 올들어선 수익률을 가늠하기도 어려운 상황.
다만 순매수 종목으론 잡히지 않지만 개인끼리 저가 증권주와 건설주.은행주 등을 연일 대량 매매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종목 중 올들어 상승률이 30~50%에 달하는 종목이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들은 매매가 워낙 잦기 때문에 주가가 오른 만큼 실제 수익을 챙긴 경우는 드물 것이란 게 증시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 외국인 매매 특징〓외국인들은 올해도 사들이던 종목만 계속 사들이고 있다.
지난 5일까지 1조3백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절반에 가까운 4천9백억원이 삼성전자(우선주 포함)에 집중됐다.

이어 SK텔레콤.포항제철이 단골 메뉴로 끼었고, 국민은행.주택은행.삼성증권 등 우량 금융주를 약 2천5백억원어치 사들였다.
대신경제연구소 서홍석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들은 앞으로도 기존 선호종목만 주로 사들일 것으로 보인다" 며 "오히려 향후 관심은 이들 종목을 외국인에게 넘긴 개인투자자들이 확보한 현금으로 어떤 종목을 사들일 것이냐는 점" 이라고 밝혔다.

徐팀장은 또 "개인은 아무래도 증권.건설 등 저가권 대중주와 코스닥의 낙폭 과다주를 사들일 전망" 이라며 "앞으로 외국인 선호 우량주와 개인선호 저가주간에 수익률 경쟁이 볼 만할 것"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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