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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화의 승리법은 절제와 감정 조절 … 공부 멘털 게임도 마찬가지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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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면

학생들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는 뭐니 뭐니 해도 성적입니다. 공부를 잘해야 하는 건 아는데, 요즘처럼 날씨가 좋으면 몸만 책상 앞에 앉아있고 마음은 꽃길을 거닐기도 하고, 날이 더워지면 몇 시간씩 공부를 해도 머릿속에 남은 건 하나도 없는 날도 있죠. ‘공부는 머리가 아닌 엉덩이로 한다’지만, 마음을 붙잡고 집중하지 못하면 책상 앞에 아무리 오래 앉아있어도 헛수고일 뿐이기도 하고요.

 어떻게 해야 공부를 잘할 수 있을까요? 선생님은 그 답을 한국마사회 탁구팀 감독인 현정화씨의 인터뷰 기사에서 찾았어요. 현 감독이 한창 현역 선수로 이름을 떨칠 때 세계 랭킹 1위,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대회 제패 등 세계적인 실력자로 이름을 날렸답니다. 독보적인 실력과 빼어난 미모로 지금의 김연아 선수만큼의 인기도 끌었죠.

 탁구 천재였던 현 감독이 인터뷰 기사에서 이런 말을 했어요. “탁구는 멘털(정신) 게임이다. 자기조절 능력이 떨어지면 경기를 망친다. 절제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게 필요하다”라고요. 이 말에서 ‘탁구’를 ‘공부’로, ‘경기’를 ‘시험’으로 바꿔보면 어떨까요? "공부는 멘털 게임이다. 자기조절 능력이 떨어지면 시험을 망친다. 절제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게 필요하다.” 절제와 감정조절. 선생님은 이 두 마디가 바로 ‘공부의 왕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운동 선수들이 비지땀을 흘리고 훈련을 거듭하는 이유가 뭘까요? 운동 실력 자체를 키우려는 노력이기도 하지만, 어떤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과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서가 아닐까요?

 우리는 이런 불평을 자주 하죠. “공부하려고 마음먹었을 때, 엄마가 공부하라고 잔소리하면 하기가 싫어진다”거나 “선생님이 차별하면 공부하기 싫다” “친구가 옆에서 놀면 집중이 안 된다” 등. 사실 이런 사소한 일로 집중력이 흩어지고 짜증이 올라와 공부를 망치는 일이 비일비재하잖아요. 매일같이 훈련하는 운동선수들은 이런 감정적인 동요가 전혀 없어서 운동에 집중하는 건 아닐 겁니다. ‘그래서 하기 싫어’ ‘이것 때문에 못하겠어’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건 한다’는 절제와 감정조절에 성공한 것이죠.

 쉬운 일 같지만, 절제와 감정조절은 스스로를 훈련하는 노력 없이는 얻기 힘든 것이랍니다. 현 감독은 이런 훈련방법으로 ‘독서’를 추천했어요. 책을 읽으면 흥분을 가라앉히고 자제력을 키우고 나를 내려놓을 수 있게 된다고 설명합니다. 감성이 풍부해지고 마음이 움직이면서 하는 일에 동기가 생긴다고도 이야기합니다. 운동으로 신체를 단련한다면 독서를 통해 마음과 정신을 가다듬어 갈 수 있다는 것이죠.

 날은 점점 더워지고, 올 초에 세운 목표를 향해 달려가다 슬럼프에 빠질 수 있는 시기입니다. 그때 나 자신을 마음 가는 데로 내버려두기보다는 좀 더 가다듬고 다잡는 노력을 해보면 어떨까요. 현 감독이 추천한 방법은 독서네요. 선생님도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좋은 책을 읽으며 힘든 마음을 추슬러 나가면서 공부라는 멘털 게임에서 승리하길 응원합니다.

심미향 숭의여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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