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등록 주간사, 기업실적추정 적중률 형편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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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시장 등록기업들의 등록주간을 맡은 증권사들의 해당 기업에 대한 실적추정이 실제결과와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오차는 실적전망치가 수익가치 등을 통해 공모가에 반영되고 투자자들의 투자결정 판단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24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지난 20일까지 2년간 신규로 코스닥시장에 등록한 기업중 1차 연도 실적이 집계된 129개사의 공모당시 사업설명서의 적중률을 집계한 결과 매출의 경우 실적이 추정치의 90∼110%수준의 적정치를 기록한 기업은 전체의 59.7%인 77개사에 불과했다.

굿모닝증권이 주간을 맡은 와이티씨텔레콤은 실제매출이 사업계획서상 추정매출의 52%에 불과해 오차가 가장 심각했고 그외 세인전자(현대증권.60%), 벤트리(동양증권.62%), 삼지전자(동양증권.66%), 다산씨앤드아이(하나증권.68%), 현대디지탈텍(LG.70%) 등의 실제매출이 추정치에 크게 못미쳤다.

경상이익의 경우에는 오차정도가 더욱 심각, 적정치(추정치의 90∼110%)에 든 기업은 전체의 19.4%에 불과한 25개사로 증권사들의 기업분석능력에 심각한 허점을 드러냈다.

이중 실제 실적이 사업보고서상 추정치의 70% 이하에 불과한 기업이 전체 129개사 중 39개사에 달해 신규등록기업들의 수익성전망에 대한 증권사들의 분석능력이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LG투자증권의 경우 자사가 등록을 주선하고 사업계획을 작성한 10개사 중 서희이앤씨(70%), 무림제지(69%), 현대디지탈텍(64%), 교보증권(52%) 등 4개사가 실제 경상이익이 추정치의 70% 이하에 불과, 주간사로서 실적예측분석에 큰 문제점을 드러냈다.

또 동원증권이 주간을 맡은 이건창호시스템은 실제 경상이익이 추정치의 51%에 불과, 실적추정이 가장 과장됐던 것으로 지적됐다.

한편 사업보고서상 등록 첫 해에 적자를 시현할 것으로 돼있던 5개 기업은 실제로 모두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들도 실적추정에는 큰 편차를 나타냈다.

동양증권이 주간을 맡았던 한국통신 엠닷컴의 경우 사업보고서상 등록 첫 해 경상적자는 9억8천만원으로 전망됐음에도 실제 적자규모는 추정치의 무려 257배가 넘는 2천519억6천만원에 달했으며 한화증권이 주간을 맡은 인터파크도 적자규모가 당초 전망치 4억원의 8배가 넘는 34억5천만원을 기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관계기관이 과도한 수익가치산정에 제동을 걸면서 이같은 경향이 많이 줄기는 했으나 여전히 적지 않은 기업들이 미실현 추정전망을 근거로 높은 공모가를 산정하려 하고 있다”며 “증시를 통한 자금조달이 등록공모 1회에 그치지 않는 만큼 적정한 평가를 통해 시장의 신뢰를 받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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