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험·중수익 헤지펀드형이 대세 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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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생긴 지 10년 넘은 주식형 펀드 대부분은 일반주식형이나 인덱스형이다. 테마형은 마이다스에셋자산의 펀드 3개뿐이다. 그중 ‘마이다스 커버드콜 펀드’는 국내 최초로 파생상품을 이용해 리스크를 관리한 상품이다. 헤지펀드와도 닮았다. ‘펀드’라는 개념도 생소할 때 ‘커버드콜’이라는 생경한 운용 전략을 들고 나와 10년을 줄곧 운용해 온 허필석(45·사진)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공동대표를 만났다.

-‘커버드콜 펀드’가 뭔가.

“자산의 90% 정도를 주식에 투자하고, 나머지 10%를 매달 콜옵션 매도를 통해 수익을 쌓아 리스크를 관리하는 펀드다. 시장이 급등하면 콜옵션 매도로 손실을 볼 수 있지만, 시장이 하락할 땐 콜옵션 매도로 얻은 수익으로 손실폭을 줄인다. ‘많이 못 먹어도 좋으니 위험을 줄이고 싶다’는 요즘 투자 트렌드에 맞는다.”

-장기 수익률을 보자. 10년 성과(240%)는 시장(110%)의 두 배를 웃돌지만 ‘미래에셋디스커버리(312%)’에 비해선 떨어진다.

“주식형 펀드는 많지만 이런 전략을 쓰는 펀드는 없다. 펀드는 수익률만 보고 투자해서는 안 된다. 다양한 상품에 투자해 위험을 분산해야 한다. 이 펀드는 투자자의 선택을 넓히는 상품이다. 이 펀드는 구조가 어려워 펀드 시장이 인기 절정일 때도 2000억원을 넘지 못했다. 대중적 인기는 없지만 필요하다. 특히 박스권에 갇힌 요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주식을 사서 제값 받을 때까지 들고 가는 가치투자 펀드, 예를 들어 ‘신영마라톤’(300%)에 비해서도 성과가 못하다.

“가치투자는 주요한 투자 방식 중 하나다. 하지만 과거와 비교해 지금도 숨겨진 가치주가 많이 있을까. 운용사 80여 개, 자문사 100여 개가 있다. 회사당 펀드 매니저가 4명만 있다고 쳐도 700명이 넘는다. 재야 고수는 또 어떤가. 이들이 전부 저평가 가치주 찾기에 혈안이 돼 있다. 제값보다 싸게 거래된다면 금세 매수세가 붙어 가격이 오른다. 시장이 점점 효율화되고 있다. 가치투자도 예전 같지 않다.”

-펀드에 장기 투자하지 말란 소리로 들린다.

“오해하지 말라. 우리도 주식형 펀드가 주력이다. 그러나 시장이 과거처럼 오르기만 하지는 않으니 앞으로는 위험관리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지난 10년간은 펀드에 투자해서 묻어두면 무조건 돈 버는 시장이었다. 앞으로는 자신하기 어렵다. 2007년 고점에 중국 펀드 투자한 이들 여전히 물려 있는 상태다. 단기 수익에 열광해 펀드를 잘못 골랐다간 5년, 10년은 견뎌야 할지 모른다.”

- 일반 주식형 펀드보다는 위험관리 해주는 펀드가 낫다는 얘기인가.

“ 앞으로는 중위험-중수익 성격, 곧 헤지펀드 같은 상품이 시장의 대세가 될 것이다. 이 펀드는 하락장에서 손실폭을 줄여준다 뿐이지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는 아니다. 일반 주식형 펀드와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의 중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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