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혁명도 결국은 디자인부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오래된 얘기지만 소니의 워크맨은 '걸어다니면서 음악을 듣는다' 는 개념을 도입해 제품의 디자인이 소비자의 생활방식까지 바꿔놓은 대표적인 사례다. 이처럼 첨단제품의 디자인은 단지 겉모양의 문제가 아니라 최신기술을 소비자의 일상 속에 성공적으로 편입시킬 수 있어야 한다.

SBS는 창사 10주년 특별기획 2부작 다큐멘터리〈21세기 생존전략 디자인〉(6.7일 밤 12시35분) 을 통해 미래산업의 승패를 좌우하는 디자인의 중요성을 조명한다.

동글동글한 반투명 몸체로 선풍적인 인기를 불러일으킨 아이맥 시리즈는 '컴퓨터는 무채색의 직육면체' 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리면서 잊혀져가던 애플의 창업주 스티브 잡스를 기사회생시켰다.

이처럼 디자인 마인드는 갈수록 첨단산업 경영자들의 중요한 능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신제품마다 단연 돋보이는 외양으로 소비자의 눈길을 끄는 소니의 역대 경영자들이 사내 디자인그룹 책임자 출신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6일 방송하는 1부 '디자인 경영시대' 는 이들의 사례와 함께 이탈리아의 주방용품 업체 알레시, 덴마크의 오디오.비디오 업체 뱅앤울룹슨 등 일상용품에 남다른 디자인을 도입해 고가의 '명품' 으로 만들어낸 기업들을 소개한다.

이들 기업은 작품당 계약을 맺고 해당 디자인 상품의 판매고에 따라 로열티를 지급하는 등 외부 디자이너를 '작가' 로 대우한다.

디자인의 중요성은 이같은 아날로그 상품뿐 아니라 디지털 상품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7일 방송하는 '디지털 혁명, 디자인 혁명' 은 미국 MIT 미디어랩에서 개발하는 '입는 컴퓨터' 등 기술개발의 새 방향을 제시하려는 디자인계의 움직임을 소개한다.

이른바 '정보 디자인' 혹은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으로 불리는 이 영역의 연구성과는 자판을 통한 입력 대신 사이버 캐릭터를 통해 명령을 수행하는 컴퓨터의 등장도 가능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기업들에게 디자인 우위로 고급화 전략을 택하라는 조언과 함께 아직 세계적으로 걸음마 단계인 정보디자인 분야를 선점하라는 조언을 내놓는다.

프로그램을 제작한 이풍호 차장은 "세계 유명 디자인업체에서 활동중인 한국인 컨설턴트나 이 분야 유학생들을 여럿 만났다" 면서 "한국기업이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분야" 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