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결산] ⑤외국인선수 성적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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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프로축구의 외국인선수 활약상은 전반적으로 지난해만 못했지만 99년 상.하위권팀의 명암을 바꿔놓는데는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샤샤와 데니스가 각각 득점과 도움에서 1위(시즌합계)에 오르며 수원 삼성의 3관왕을 이끄는 등 외국인 선수의 역할이 크게 돋보였던 것에 비해 올시즌은 두드러진 활약을 한 선수가 적었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

하지만 지난해 9위와 10위팀인 안양과 성남(당시 천안)이 올시즌 정규리그 1,2위로 도약한 것과 수원의 올시즌 부진은 외국인선수들의 활약여부와 떼어놓고 얘기할 수 없다.

가장 재미를 본 팀은 올시즌 각각 120만달러와 50만달러를 주고 유고대표출신 드라간과 브라질프로팀 출신의 안드레를 영입한 안양 LG.

안드레는 K-리그 도움왕(10개)에 오르며 안양의 야전사령관으로 자리매김, 플레이메이커의 부재라는 고민을 말끔히 씻어 주었다.

또 드라간은 7월초 무릎부상을 입고 중도하차했지만 K-리그 초반 최용수, 정광민과 함께 안양공격의 3각편대를 이뤄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고 드라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투입된 쿠벡은 11경기에 출전, 6골을 넣는 고도의 득점력을 뽐냈다.

조광래 안양감독은 "외국인선수들이 성적도 좋았지만 하나같이 한국생활에 잘 적응하고 동료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며 대만족을 나타냈다.

K-리그 정규시즌 2위 성남도 5월초 8개월간 임대료 15만달러에 브라질 1부리그 출신의 죠이를 영입해 공격진 보강에 성공했다.

죠이는 박남열과 함께 성남의 붙박이 투톱으로 나서 뛰어난 유연성과 헤딩력을 자랑하며 7골을 뽑아내 몸값이상의 활약을 했다.

마니치가 안정환의 공백 속에 고군분투한 부산과 플레이메이커 샤리와 공격수 롤란이 나름의 몫을 해낸 부천, 호제리오(브라질)와 꼬레아(우루과이)가 꾸준히 기용된 전북은 `평년작'은 한 셈.

반면 대표적 흉작케이스는 수원. 비록 K-리그 막판부터 신들린 듯한 활약을 한 데니스와 가능성을 보여준 산드로(브라질)가 팀의 아디다스컵 우승에 공헌했지만 지난해 `무적의 팀'이 K-리그 포스트시즌진출에 실패한데는 샤샤와 비탈리의 부진과 그에 따른 퇴출이 컸다.

지난해 정규리그 득점 1위 샤샤와 도움 2위 비탈리가 각각 팀분위기를 저해, 체력저하를 이유로 팀을 떠난데다 루마니아에서 영입한 루츠도 부진끝에 9월말부터 다리근육통으로 전력에서 제외됐다.

안양으로부터 빅토르를 영입하고 윌슨(브라질) 등 3명을 새롭게 보강했던 K-리그 10위 울산은 K-리그 득점 및 도움 20걸안에 외국인선수를 1명도 넣지 못했고 전남도 골잡이 세자르가 작년의 활약을 재현하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

또한 지난해 수원의 샤샤와 비탈리, 부산의 마니치, 전남의 세자르 등 각팀 최전방공격수들이 두드러진 활약을 했지만 올해는 안드레(안양), 샤리(부천), 데니스(수원) 등 미드필더들이 빛을 발한 것도 한 특징이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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