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과 고물가로 알뜰 소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반품매장, 리퍼브(Refurbished)숍이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들어 천안·아산 지역에도 반품매장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각 매장의 특징과 가격, 인기 있는 품목들은 무엇인지, 물건을 잘 고르는 알뜰구매 방법을 소개한다.
홍정선 객원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물건 입고 때 연락 부탁하는 게 요령
2일 천안시 성정동의 홈쇼핑반품매장. 지난해 11월 문을 열었다는 이곳은 매장 규모가 크고 제품 종류도 다양했다. 평일에도 200여 명의 손님이 드나들 정도로 인기가 높다. 반품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많이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매장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은 70%가 홈쇼핑 반품 제품이다. 홈쇼핑 고객들의 단순 변심으로 이곳에 온 제품들은 저렴한 가격에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이월상품이나 진열상품으로 판매가 되지 않았던 새 제품들도 많다. 밥솥, 전자레인지와 같은 소형가전부터 주방용품, 생활 잡화, 사무용품까지 다양한 제품들이 품목별로 진열돼 있다. 제품마다 가격표가 붙어 있어 가격비교가 쉽고 구경하기도 편하다. 새 제품을 기준으로 정상가격의 30~40%, 많게는 8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윤재욱(42) 대표는 “요즘에는 TV홈쇼핑의 ‘한 번 써 보고 결정’하라는 구매 조건에 자유롭게 제품을 구매했다가 반품하는 사례가 많다” 며 “한 번 반품된 제품은 새 제품으로 다시 판매될 수 없는데 철저한 검수 과정을 거쳐 반품 매장으로 유통된다”고 설명했다.
이 매장에서 양가죽 자동차 시트를 구매한 인정화(57·여)씨는 “우연하게 들렀는데 필요했던 물건을 저렴하게 구입하니 횡재한 기분이 든다. 물건이 자주 바뀐다고 하니 다시 와야겠다”고 만족했다.
반품매장에는 일주일에 두세 번 물건이 입고된다. 똑같은 제품이 없기 때문에 좋은 물건을 먼저 고르는 사람이 임자다.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미리 예약을 한 후, 입고 되는대로 연락을 부탁하는 것도 방법이다. 윤씨는 “사고자 하는 제품의 가격을 할인점이나 백화점에서 미리 알아보고 오면 가격비교를 할 수 있어 고르기가 쉽다”며 “가격을 모르고 오시면 매장 제품의 할인율을 모르고 지나쳤다가 다시 오는 손님도 있다”고 말했다.
홈쇼핑·백화점 반품상품매장을 이용하면 청소기, 밥솥 등 생활가전제품과 생활잡화를 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조영회 기자]교환·A/S 가능한지 반드시 체크해야
반품제품을 구매할 때는 반품 원인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또 교환이나 A/S가 가능한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가전제품은 제조사를 통해 A/S를 받을 수 있는지 꼼꼼히 체크해 본 후 구입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반품매장은 저렴하게 산다는 장점 외에도 카탈로그나 방송, 전단지가 아닌 소비자가 직접 물건을 보고 확인해서 살 수 있어 좋다. 밥솥을 구매하러 온 윤희영(42)씨는 “무엇보다 제품을 직접 보고 살 수 있어 만족스럽다”며 “제품의 훼손 정도와 싸게 파는 이유를 바로 들을 수 있어 의심 없이 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천안의 직산 홈쇼핑 반품매장 이금자(68)대표는 “반품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의심을 품고 이상한 제품이 아니냐고 물어오는 분들이 많다. 거의 새것과 같은 제품, 혹은 새 제품이기 때문에 성능에는 문제가 없다”며 “유통과정에서 문제가 있을 수는 있으나 기업 이미지 때문에 더 철저하게 검수를 하니 믿을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가 만족할 만한 좋은 제품들로 구성해 신뢰를 갖고 찾을 수 있는 매장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리퍼브(Refurbished) 제품=‘리퍼브’는 ‘리퍼비시드’의 약자로 우리말로는 ‘재공급품’으로 번역된다. 정상적으로 판매된 제품이 소비자의 변심 등에 의해 반품된 상품을 재포장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다. 이런 리퍼브 제품은 새 제품이 아닌 중고 제품으로 분류되지만 오래 사용하지 않고 구성품이 재포장됐다는 점에서 해외에서는 그 시장과 제품에 대한 인식이 성립돼 또 하나의 제품군을 차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