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차려보니 아이가…" 채선당 학습효과? '국물녀' 자진해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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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만에 테러범이 돼 버렸다. 사회가 얼마나 무섭고 내 생각 같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국물녀’로 불리며 인터넷과 SNS에서 온갖 비난을 받았던 이모(52·여)씨가 28일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이씨는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의 한 대형 서점 내 식당에서 뜨거운 된장국물을 아이에게 쏟은 후 아이의 어머니가 인터넷에 글과 사진을 올려 순식간에 화제가 됐다. 네티즌들은 SNS를 통해 가해자를 ‘된장국물녀’ ‘화상테러범’이라고 부르며 공격했다.

 하지만 이날 이씨는 폐쇄회로TV(CCTV) 를 토대로 “부모가 먼저 나간 줄 알고 집으로 돌아갔다”고 주장했다. CCTV에서는 물을 가지러 뛰어오던 허모(8)군이 된장국물을 들고 돌아서던 이씨와 부딪치는 장면이 나온다. 된장국물이 허군 얼굴에 쏟아졌지만 허군은 그대로 어머니가 있는 방향으로 뛰어갔다. 이후 허군이 응급처치를 받는 동안 이씨도 뜨거운 국물이 자신의 손에도 쏟아져 얼음물로 응급처치 중이었다. 이씨는 “당시엔 ‘아이를 뛰어다니게 해 이렇게 부딛치게 해 놓고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아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신을 차려 보니, 아이가 다쳤다는 소리가 들려왔고 아이 쪽에서 웅성거리던 사람들이 안 보여 아이와 부모가 자리를 뜬 줄로 알았다”고 덧붙였다.

 최근 인터넷에선 한 임신부가 음식점을 찾았다가 불친절한 종업원에게 배를 발로 차이는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이른바 ‘채선당 폭행사건’이 논란이 됐다. 이 사건 역시 CCTV가 공개되면서 종업원이 임신부 배를 폭행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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