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여행사 밀어주세요” 1억3000만원 뿌린 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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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여행사 대표의 정·관계 로비 사건을 수사해 온 전북지방경찰청은 28일 정치인과 공무원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뇌물공여 등)로 여행사 대표 A씨(53)와 종업원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A씨로부터 현금과 양주 등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정치인 2명과 공무원 9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혐의가 가벼운 공무원 6명은 소속 기관에 통보하기로 했다.

 A씨는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정치인과 공무원들에게 모두 1억3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하고, 특정 공무원에 대한 허위 사실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불특정 다수의 휴대전화에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의 여행사는 최근 5년 간 전북도의회의 국내·외 여행(계약금 총 33억원) 중 40%를 수주했다.

 전북도의회 의장을 지낸 B씨는 2010년 12월 A씨로부터 해외 골프여행 경비를 받는 등 13차례에 걸쳐 880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하고, 그의 여행사가 선정되도록 담당공무원 등에게 청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다른 정치인 C씨는 2009년 7월 해외여행 경비 100만원을 받는 등 4차례에 걸쳐 183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북도청의 4급 공무원 D씨는 12차례에 걸쳐 고급양주 등 545만원 상당을 수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입건된 공무원은 기관 별로 전북도청 5명, 전북도교육청 4명이다. 4급 이상이 8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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