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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과도체제 끝내고 경제개혁 나설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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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정경영
서경대 교수·군사학

북한이 오는 4월 15일 김일성 탄생 100주년을 즈음해 당대표자회를 개최, 김정은을 총비서로 추대할 것으로 보인다. 당 국가 체제이면서 선군정치체제인 현실을 고려해 김정은 부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당 중앙군사위원회 과도체제’를 운용해온 북한이 그때부터는 노동당을 중심으로 한 정상적 사회주의 국가로 전환하 겠다는 것이다.

 김정은 시대에는 과학기술과 정보기술 개발 등 경제를 중시하는 차별화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김정은은 핵부대의 공개 시찰에서 알 수 있듯이 김정일의 최대 공적인 핵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미사일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미국을 억제할 수 있는 핵전력을 완성,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는 가운데 미국과 관계정상화를 추진하면서 동시에 주한미군의 철수와 외세의 개입 없는 평화통일 공세를 전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일은 체제붕괴를 막기 위해 국방위원회를 통해 비상통치를 해왔다. 고난의 행군 등 어려운 시절을 종결하고 아들 김정은 시대에는 경제강국을 물려주기 위한 조치를 취해왔다. 이제는 중국식 개혁·개방을 추진한다 하더라도 체제유지에 도전을 받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김정은은 군사력 증강과 경제를 회복시키는, 보다 과감한 병진정책을 추진해 북한 주민들의 불만과 일탈을 방지하려 할 것이다. 이러한 경제중시 정책은 북한이 부존자원을 집중 개발하고, 경공업 활성화와 건설 붐이 일어나고 있으며, 중국과의 경협을 더욱 심화시키는 데서 뒷받침된다. 대북정책을 화해와 협력의 구도로 전환할 필요가 있는 배경이다.

정경영 서경대 교수·군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