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IF·아웃백 들여온 외식업계 '큰손'들 지금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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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불고기 브라더스’의 정인태(57·사진 왼쪽) 대표와 이재우(51·오른쪽) 사장은 TGI프라이데이스(TGIF)와 아웃백을 한국에 들여온 ‘외식 브라더스’다. 하지만 14년 동안 이들 미국 외식업체에 매출의 4~6%를 로열티로 내야 했다. 그래서 2006년 ‘불고기 브라더스’를 차렸다. 한국형 패밀리 레스토랑이다.

 로열티를 내기만 했던 ‘브라더스’가 이제 해외에서 거둬들인다. 16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현지 외식 업체인 CWR와 ‘지역 라이선스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었다. CWR이 말레이시아·싱가포르·태국·인도네시아 등에 매장을 하나 열 때마다 6만 달러씩 받는다.

또 로열티로 매년 매출의 4.7%를 받기로 했다. TGIF·아웃백·베니건스가 한국에 진출한 것과 똑같다. 국내 업체가 이런 방식으로 해외 진출에 성공한 것은 처음이다. ‘불고기 브라더스’는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 서울 강남역에 1호점을 내기 전 미국·캐나다·일본에 상표등록부터 했다. 혹시 몰라 ‘불고기 시스터스’ ‘갈비 브라더스’ 같은 이름까지 확보해놓았다.

 정 대표와 이 사장은 롯데호텔 선후배다. 정 대표는 롯데호텔 레스토랑의 웨이터로 출발해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롯데 호텔·백화점 식당가 개장을 책임지는 자리까지 올랐다. 1년 반 동안 레스토랑 52개를 열었다.

당시 한국 진출을 위해 메뉴를 상의하러 왔던 TGIF 관계자가 스카우트를 제의했다. 정 대표는 입사 4년 후배인 이 사장을 설득해 TGIF의 한국 매니저를 맡았다. TGIF에 이어 96년 들여온 아웃백이 10년 만에 매장 76개, 연매출 2300억원을 이뤄내면서 둘은 외식업계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불고기 브라더스’를 차릴 땐 ‘한집 건너 한집이 불고기집인데 망하려 작정했느냐’는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결국 ‘로열티의 꿈’을 이뤘다. 이제 미국·중국에서도 로열티 받는 날을 꿈꾸고 있다.

프랜차이즈 상품의 유통·서비스 등에서 프랜차이즈(특권)를 가지는 모기업(프랜차이저)이 체인에 참여하는 독립점(프랜차이지를 조직해 형성)이 되는 연쇄기업이다. 프랜차이저는 가맹점에 대해 일정지역 내에서의 독점적 영업권을 부여하는 대신 가맹점으로부터 로열티(특약료)를 받고 상품구성이나 점포·광고 등에 관해 직영점과 똑같이 관리하며 경영지도·판매촉진 등을 담당한다. 투자의 대부분은 가맹점이 부담하기 때문에 프랜차이저는 자기자본의 많은 투하 없이 연쇄조직을 늘려나가며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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