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미 해병 4700명만 괌 이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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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미국과 일본이 오키나와현 후텐마(普天間) 기지의 이전과 관계없이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대의 괌 이전을 먼저 추진키로 합의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5일 일제히 보도했다.

 2006년 양국은 오키나와현 기노완(宜野灣)시 후텐마 미군 기지를 같은 현인 나고(名護)시 헤노코(邊野古)로 옮기기로 약속하면서 ‘미 해병대 8000명의 괌 이동’을 패키지로 묶어 합의했다. 그러나 “기지를 오키나와현 바깥으로 옮기라”는 주민들의 반발 등으로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의 진전이 없자 해병대를 먼저 이동시키기로 양국이 방침을 바꾼 것이다. 그동안 물밑 조율을 해왔던 양국은 6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외교관계 심의관급 협의에서 이 같은 입장을 확인한 뒤 13일께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양국은 그러나 후텐마 기지를 헤코노로 옮기기로 한 계획은 그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괌으로 이전되는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대의 규모는 2006년 합의한 8000명에서 4700명으로 축소되며, 나머지 3300명은 호주와 필리핀 등 다른 해외 미군 기지에 ‘로테이션(순회)’ 형식으로 파견될 전망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보도했다. 이렇게 되면 현재 1만8000명의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대 전력을 1만 명으로 줄인다는 양국의 합의엔 변함이 없게 된다.

 아사히(朝日)신문은 미국 정부의 의도와 관련해 “괌으로 이동하는 해병대 규모가 축소되면 의회의 국방비 삭감 요구에 부응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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