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경화 치료 실마리 찾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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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과도한 음주나 바이러스 감염 등으로 간 세포가 손상돼 딱딱해지는 증상(섬유화)이 계속되면 만성 간질환이 된다. 여기에서 더 심해지면 간경화로 악화되지만 아직까지 효과적인 치료제는 없다. 이를 해결할 방안을 국내 연구진이 찾아냈다.

 서울대 약학대학 김상건 교수팀은 5일 “만성 간질환이 간경화로 진행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게 마이크로 RNA(리보핵산)라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를 이용한 신약개발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간 세포 손상이 계속될수록 세포 내 수백 종류의 마이크로 RNA 중 ‘199a-3p’번의 양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세포 핵 단백질의 한 종류인 ‘FXR’의 활동을 활발하게 만들면 이 마이크로 RNA의 양이 작아지고 덩달아 간 세포 손상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는 마이크로 RNA 양을 조절하거나 FXR의 활동을 조절할 수 있는 약물만 찾아내면 만성 간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 개발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FXR은 간의 담즙산 생성 등에 간여한다. 현재 간 섬유화를 막기 위한 여러 신약이 개발 중이지만 각종 부작용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 교수는 “바이러스나 음주 등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손상된 간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 성과”라 고 말했다.

◆마이크로RNA=21~23개의 염기가 한 가닥으로 연결된 구조. 세포 하나에 약 200종 500여 개가 존재한다. 단백질을 만드는 메신저 RNA의 기능을 조절함으로써 생물체의 성장·노화·사멸 등 생명현상에 간여한다.

서울대 약대 김상건 교수팀
세포 손상 부르는 물질 알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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