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위력 … 10년 만에 세계 1위 수출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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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2001년 11월 10일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은 또 하나의 개방 결단이었다.

 143번째 회원국이었으나 10년을 거치며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했다.

 WTO 가입은 중국을 후진 농업국에서 중진 공업국으로 바꿔놨다. 개방의 활력을 십분 활용한 결과다. 외국자본을 공격적으로 빨아들여 생산 기지를 대대적으로 구축했다. 중국의 제조업이 전 세계 생산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9.8%. 1894년 이후 100년 넘게 1위를 차지한 미국(19.4%)을 추월한 것이다. ‘세계의 공장’ 입지를 굳힌 중국은 가공무역을 통해 독일을 추월해 세계 1위 수출국으로 도약했다. 지난해엔 일본을 제치고 미국 다음의 세계 2위 경제대국, 이른바 주요 2개국(G2) 반열에 올랐다. 2008년 하반기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중국은 ‘세계 자본주의의 구세주’라는 말까지 들었다.

중국의 평균 관세는 2001년 15.3%에서 지난해 9.8%로 떨어졌다. 그만큼 중국 시장의 문턱이 낮아진 것이다. 중국은 WTO 가입 이후 2300개 국내 법률을 국제 기준에 맞게 뜯어고쳤다. 이에 따라 인구 13억 명의 거대 시장을 노린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중국으로 몰려들었다.

 WTO 가입을 계기로 중국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자 국제사회는 중국을 기회 못지않게 위협 요인으로 보기 시작했다. 미국은 수퍼 파워의 입지가 흔들리자 인권·자유·민주·환율을 무기 삼아 중국 견제에 나서기도 했다.

 파스칼 라미 WTO 사무총장은 “세계 무역은 이제 중국을 떼놓고 말할 수 없다”고 중국의 위상을 높게 평가했다. 천더밍(陳德銘) 중국 상무부장은 최근 “2020년께는 중국이 더 개방된 나라로 변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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