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일렉 ‘동남아 경영’ 다시 ON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대우일렉트로닉스가 동남아시아에서 ‘세계 경영’을 가속화한다. 올해엔 싱가포르·필리핀에, 내년엔 미얀마·라오스·캄보디아를 비롯한 동남아 10개국에 진출한다.

 대우일렉은 이달 초부터 싱가포르·필리핀에 세탁기 3000대를 수출하고 있다. 2012년에는 냉장고·전자레인지도 판매할 계획이다. 대우일렉 관계자는 “동남아는 가전시장 규모가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대우의 ‘세계 경영’ DNA를 바탕으로 동남아 진출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가 동남아 공략을 가속화하는 것은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소속 국가들이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라 올해부터 관세를 철폐하기 때문이다. 대우일렉 관계자는 “현재 최대 30%의 관세를 적용받고 있기 때문에 FTA 체결에 따른 가격 인하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현지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도시바·히타치·샤프 같은 일본 전자업체가 ‘엔고’ 현상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호재다. 대우일렉 관계자는 “일본 경쟁사 대비 10~15%의 가격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1990년대 중반부터 동남아에 진출해 ‘대우’ 브랜드 인지도가 높다는 것도 장점이다.

 대우는 현지인을 공략하기 위해 맞춤형 가전 제품 수출에 집중한다. 날씨가 무더운 베트남에선 음식을 짧은 시간에 얼리는 ‘직접 냉각 방식’ 냉장고 대신 음식이 상하지 않도록 보관하는 데 편한 ‘간접 냉각 방식’ 냉장고를 판매하는 식이다. 국민소득이 낮은 말레이시아에선 드럼 세탁기 대신 전자동 세탁기를, 겨울옷이 필요 없는 태국에선 용량 7㎏짜리 소형 세탁기를 판매한다.

 대우는 이 같은 전략을 바탕으로 5년 동안 사업을 접었던 태국 시장에도 지난해 재진출했다. 이강훈 해외판매본부장은 “동남아는 대우일렉이 특히 강점을 갖고 있는 전략 시장”이라며 “백색 가전뿐 아니라 드럼 세탁기, 양문형 냉장고를 비롯해 점차 성장하고 있는 프리미엄 가전에서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