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대통령실장 후임 누구냐 여권은 지금 물밑 파워게임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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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형규 장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처리되면서 청와대 개편 작업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직후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백용호 정책실장은 동반 사의를 표명했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4일 “ 이르면 정기국회가 끝나는 다음 달 초 개편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단 백 정책실장의 후임은 임명되지 않을 듯하다. 정책실장 자리가 없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범훈 수석

 여권 내부에선 임 실장의 후임을 두고 미묘한 파워 게임이 벌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임 실장과 가까운 인사들은 1순위로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을 천거하고 있다. 맹 장관은 2007년 대선 당시 임 실장과 함께 친이·친박계 사이에서 중립을 유지하며 ‘당 중심 모임’을 함께한 가까운 사이다. 임 실장 측에선 중앙대 총장 출신인 박범훈 교육문화수석의 이름도 거론된다. 청와대 일각에선 이를 두고 “박 수석의 발탁설은 계선상 박 수석의 상급 자리에 있는 백용호 정책실장의 대통령실장 이동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하는 이도 있다. 임 실장과 백 정책실장은 그간 경제 정책을 두고 껄끄러운 관계였기 때문이다.

송정호 전 장관

 이 대통령과 고려대 61학번 동기로 오랜 친구인 송정호 변호사를 꼽는 그룹도 많다. 김대중 정부 때 법무부 장관을 지낸 그는 2007년 대선 당시 후원회장이었고, 현재 이 대통령이 출연한 재산으로 만든 청계재단의 이사장도 맡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을 함께하자고 요청하면 친구로서 뿌리치기 힘들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러나 청와대 인적 쇄신을 요구해온 한나라당 기류도 후임 인선에 변수로 꼽힌다. 구상찬 의원은 “회전문 인사나 측근 인사를 하면 국민에게 돌이킬 수 없이 외면을 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의 이동설이 나오다가 가라앉은 것도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와 당내 소장파의 반발 탓이다. 박형준·이동관 특보도 후보군으로 거론되나 임 실장과 홍 대표와 매끄럽지 못한 사이다.

 여권 인사는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이 아직 뚜렷한 의중을 밝히지 않은 상태”라며 “시간이 있으니 좀 더 고심할 것”이라고 전했다.

 여권 내에선 이 밖에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교체 여부와 한덕수 주미대사의 후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위원장을 두곤 한나라당에서 교체 요구가 강하다. 주미대사의 경우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임 실장의 내년 총선 출마설과 관련,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임 실장은 총선에 안 나간다고 오늘 아침에도 확인했다”고 부인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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