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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 부총리 방한에 거는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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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장신썬
주한 중국대사

한국 정부의 초청으로 리커창(李克强·이극강)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10월 26일부터 27일까지 한국을 공식 방문한다. 리 부총리는 올해 한국을 찾은 여러 중국 지도자 중 최고위급 인사다. 아시아의 역내 협력이 강화되고 한반도 정세가 전반적으로 긴장 완화로 나아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의 리 부총리의 방한은 중국과 한국 두 나라 각 부문의 발전을 심화시키고 한반도와 아시아의 평화와 발전을 촉진하는 데 있어서 중대한 의의를 갖는다.

 양국은 수교 19년 이래 우호와 협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왔다. 정치적으론 양국의 정상이 자주 만나 신뢰를 쌓았다. 2008년 두 나라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구축한 이래 후진타오(胡錦濤·호금도) 국가주석이 두 차례 한국을 방문했고, 이명박 대통령은 세 차례 중국을 찾았다. 또 중국의 원자바오(溫家寶·온가보) 총리와 리창춘(李長春·이장춘) 정치국 상무위원, 시진핑(習近平·습근평) 국가부주석 등이 차례로 한국을 찾았으며, 한국에서도 총리와 국회의장 등이 잇따라 중국을 방문했다.

 경제적으론 윈윈의 정신 아래 서로의 발전을 도왔다. 지난해 양국 교역액은 2072억 달러로, 양국 지도자가 2012년에 달성하기로 합의한 2000억 달러 목표를 2년 앞서 이뤄냈다. 올해 1~8월 양국 교역액은 1594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성장함으로써 2500억 달러에 육박할 전망이다. 중·한 경제협력은 양국과 양 국민에게 실제적인 이익을 가져다 주었으며 양국 관계 중 가장 활력이 넘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인문적으론 양국이 이미 ‘일일(一日) 생활권’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양국 간엔 130여 쌍의 자매도시가 있다. 또 매주 830여 편의 항공기가 양국의 30여 개 도시를 왕래해 지난해 양국 간의 인적 교류는 600만 명에 달했다. 한국인은 베이징 올림픽과 상하이 엑스포에 적극 참여했고, 중국은 한국에서 개최되는 여수 엑스포를 적극 지지하는 입장이다.

 국제 문제와 관련해서도 양국은 원활한 소통과 협조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대처와 유엔개혁 등 중요한 국제 문제에서 긴밀하게 소통하는 한편 주요 20개국(G20),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등 다양한 다자기구 틀 안에서의 협력도 양호한 상태다. 양국은 또 한반도의 비핵화 및 한반도의 평화와 발전을 촉진하는 데 있어서 공동의 임무를 갖고 있다. 중국은 이제까지 한국을 포함한 관련 당사국들과 긴밀한 소통과 협조체제를 유지하면서 적극적으로 회담을 촉진시키고 대화와 접촉을 지지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 줄곧 노력해왔다.

 내년은 수교 20주년이 되는 해다. 양국은 현재 다양한 기념활동을 준비해 각 부문의 우호협력을 증진시키고 양국 관계를 새로운 발전 단계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 같은 시점에서의 리 부총리 방한은 양국 관계를 새로운 발전 단계로 이끌고, 한반도와 역내의 안정과 평화를 촉진시키는 데 중대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한국 방문 기간 리 부총리는 이명박 대통령과 김황식 총리, 박희태 국회의장 등과 각각 회담해 중·한 관계 및 두 나라가 공동의 관심을 갖는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을 교환할 것이다. 또 양국 경제계 인사와 한국 우호단체 책임자, 양국 청소년 학생 대표 등 각계 인사와 광범위한 만남을 갖게 된다. 방한 일정이 긴 것은 아니지만 내용은 풍부하다고 할 수 있다.

 두 나라의 공동 노력으로 이번 리 부총리의 방한이 양국 고위층 간의 소통을 강화해 정치적 신뢰를 심화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 또한 상호협력을 강화하고, 인문적인 유대를 제고시키며, 공동의 이익을 확대시킴으로써 양국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장신썬 주한 중국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