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분할 판결이 주가에 미칠 영향 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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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의 반독점 소송 최종 판결안에 대한 미 증권가의 반응은 대수롭지 않다는 분위기. MS 주가에는 이미 악재들이 반영된 상태이며 대다수 애널리스트들은 MS의 실질적인 분리가 임박했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7일 잭슨 판사는 소프트웨어 거대기업인 MS를 운영체제 회사와 애플리케이션 및 인터넷 회사로 분할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MS 주가는 이번 발표가 있기 전 7/8달러 오른 70.5달러로 마감됐다가 장마감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71 3/8달러까지 올랐다.

빌게이츠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항소 의지를 불태우며 승리를 확신했다. 물론 MS 분리가 현실화되려면 아직 몇 달 내지 몇 년은 더 있어야 한다.

일부 투자자들이 최근 몇 달 동안 MS를 외면하고 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잭슨 판사가 처음으로 MS의 반독점법 위반 사실을 인정한 후 대부분의 기술주들이 이와 유사한 주가하락을 겪었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술주 동반 하락
지난 4월 3일, 대부분의 옵저버들이 오래 전부터 예상하고 있던 결과를 잭슨 판사가 공식화하자, MS 주가는 90 7/8 달러에서 52주 최저치인 61.5달러로 폭락했다. MS 주식은 지난 2주간 약간의 회복세를 보였지만 이 기간 동안 하락률은 무려 32%나 된다.

하지만 MS 주주들만 고전한 게 아니다. 시스코 시스템 주가도 이 기간 동안 72 15/16달러에서 54.5달러로 하락했다. 반독점 소송 문제와는 무관하면서도 25%나 하락한 것이다.

인터넷 선두주자 야후 역시 MS 주가가 고전하던 두 달여 동안 주가가 160 1/8달러에서 115달러로 28%나 내려앉았다.

MS 주가 하락이 기술주들의 전반적인 하락세에 기인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오라클 주식을 살펴보기 바란다. 이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는 표면상으로는 MS의 분리로 가장 큰 이익을 얻게 될 기업 중 하나다. 하지만 MS의 최대 경쟁업체 중 하나인 오라클의 주가도 같은 기간 76 7/8달러에서 66.5달러로 13%나 하락했다.

리눅스 팬들 역시 레드햇 주가가 이 기간 동안 42 1/8달러에서 16 3/4달러로 60%나 폭락했음을 알아야 한다.

발머는 MS 주가 하락이 부분적으로는 반독점 소송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반영된 결과란 걸 시인했다. 하지만 그는 MS가 여전히 강대한 기업임을 강조했다.

주가 전망
개인 투자자들과 펀드매니저들은 이번 법적 절차가 장기적으로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예측하느라 분주하다. 하지만 시정조치가 실제로 실현될 것인지에 대한 여부를 분석하는 것이 순서인 것 같다.

도이체방크 알렉스 브라운의 애널리스트 크리스토퍼 모텐슨은 “MS가 결국 분리될 것으로 본다면 지금 MS 주식을 매수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이어 그는 “3~4년 후에는 분리된 MS가 현재의 MS보다 더 높은 가치를 지니게 될 것이란 주장은 일면 이해가 가지만 그렇게 되기까지는 험난한 여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모텐슨은 MS 소송이 빠른 시일 내에 항소심을 밟도록 하기 위해 잭슨 판사가 분리안을 승인할 것을 예상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MS 주식에 대해 ‘매수’ 추천을 유지하고 있다.

토마스 바이젤 파트너의 데이비드 리더만 애널리스트는 항소심에서도 분리안이 채택되는 상황까지 감안할 경우 MS 주식은 주당 50~55 달러 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운영체제 사업은 주당 20달러로, 애플리케이션 부문은 주당 25달러로 평가한 것이다. 또 미수금, 지적재산권, 관련 자산 등에 대해 주당 5~10달러로 평가했다.

리더만의 평가는 기업 분리가 실현된다 하더라도 주가가 단기적으로 10~15% 정도만 떨어질 것이란 양호한 전망이다.

대부분의 펀드매니저들은 리더맨의 평가 모델이 신뢰할 만하다는 가정 하에 지속적으로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MS 주식을 추가하고 있다. 만약 잭슨 판사의 결정이 번복된다면 MS 주식은 폭등할 것이고 이들은 단기간에 큰 돈을 벌게 된다.

실적을 눈여겨봐야
사실상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MS의 반독점 전투보다는 이 기업의 실적 부분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지난 분기 MS의 매출은 56억 6,000만 달러, 수익은 23억 9,000만 달러(주당 43센트)로 공식 전망치에 간신히 접근하는 실적을 올렸다. 애널리스트들은 실적 발표에 약간 실망스럽다는 반응이었다. 대부분 57억 5,000만~59억 달러 정도의 매출을 예상했었기 때문이다.

코너스는 Y2K 여파로 PC 판매가 저조했으며 비즈니스 PC 수요가 줄어 OEM 수익이 낮아진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퍼스트 콜 합의의견은 MS가 4분기에는 주당 42센트, 2001 회계연도에는 주당 1.88달러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한다.

MS 주위에는 불안정한 변수들이 산적해 있음에도 불구, 32명의 애널리스트 가운데 29명이 MS 주식에 대해 ‘매입’ 또는 ‘적극 매입’을 추천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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