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빙서류 흔들기’ 네거티브 난타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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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무소속 박원순 후보 간 네거티브전이 서로 ‘증빙서류’까지 들이미는 난타전으로 확대되고 있다.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은 17일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박 후보의 제적등본(혼인·사망 등으로 호적에서 삭제된 가족까지 표기된 호적원부)을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그는 “제적등본을 보면 1969년 박 후보의 친부모와 작은할아버지가 입양을 승낙한 것으로 돼 있다”며 “1936년부터 실종 중이던 작은할아버지가 이런 입양신고를 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친부모와 양부 간 합의가 없는 입양은 무효”라며 “이로 인한 ‘6개월 방위’도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에 박 후보 측은 “나 후보 측이 네거티브를 하다 못해 본인이 아니면 뗄 수 없는 제적등본까지 불법적으로 입수해 공세에 이용했다”며 “신 의원은 불법 입수 과정에 대해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신 의원의 뒤를 이어 박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우상호 대변인이 기자회견장에 나왔다. 우 대변인 역시 박 후보의 학력 논란과 관련한 각종 서류를 들고 있었다.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객원연구원 명단, 스탠퍼드대의 ‘비지팅 프로페서’(객원교수) 표기 문제에 대한 답변서, 영국 런던 정경대(LSE) 디플로마 취득 증명서 등이다. 우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박 후보가 하버드대 로스쿨에 간 적이 없다고 하는데 하버드대 비지팅 스칼라 명단에 이렇게 선명하게 ‘박원순’이라고 써있지 않느냐”며 “한나라당 대표까지 박 후보를 학력 위조범으로 몬 데 대해 즉각 사과하라”고 했다. 그러나 나 후보 선대위 안형환 대변인은 “박 후보는 하버드대 로스쿨의 본인 초청장은 여전히 공개하지 않았다”며 “박 후보는 스탠퍼드대학 ‘객원연구원’을 ‘객원교수’(프로페서)로, 런던 정경대의 경우 디플로마 과정을 수학한 걸 학위를 취득한 것처럼 여전히 부풀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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