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캠퍼스는 지금 ‘글로벌 인재 양성 실험장’

중앙일보

입력

경희대와 UN이 실시간 화상으로 공동 개최한 UNAI 국제회의 모습. 미국측에서 UN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학의 역할에 대해 토론을 하고 있다.

 경희대 캠퍼스는 지금 누에고치 실험장이다. 미래 국제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해 매일 환골탈태를 시도하며 글로벌 인재들을 길러내고있다. 이를 위해 시대변화를 반영한 다양한 실험을 캠퍼스 곳곳에서 감행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후마니타스 칼리지(Humanitas College) 신설이다. 후마니타스 칼리지는 경희대 학생의 교양교육을 총괄하는 통합기구이자 교육과정의 이름이다. 학문의 융·복합이 이뤄지는 시대를 맞아 학문탐구에 필요한 자질을 체계적으로 쌓는 것이 목표다. 교육과정을 기초·자유·배분·중핵 이수교과로 나누고 예체능·윤리·글쓰기 등 다양한 영역별로 인간·사회의 근본 탐구부터 학문적 기초소양까지 섭렵한다. 후마니타스 칼리지 도정일 대학장은 “올해 신입생부터 35학점 이상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며 “인문·사회·과학을 넘나들며 시민교육, 사회봉사, 나눔의 가치를 배운다”고 설명했다.

 국제 감각을 길러주고 대학의 국제화를 확대하기 위해 글로벌 콜라보레티브(Global Collaborative)도 도입했다. 세계 석학들을 초빙해 국제 현안과 해결방안을 함께 고민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여름 5개 영역 16개 강좌가 열렸으며 국제관계 전문가인 미국 프린스턴대 존 아이켄베리 석좌교수, 『강대국의 흥망』의 저자인 폴 케네디 등이 경희대를 방문해 강연을 펼쳤다. 이 프로그램엔 전 세계 28개국에서 260여 명의 외국인 학생들이 찾아와 수강했다. 학생들의 국제감각을 길러주기 위해 국제교환학생, 복수학위 등은 물론 국제행사 참여 지원, 국제프로그램 연수 같은 15개 국제교육 프로그램과 시설도 운영하고 있다. 그중 하나인 피스 바(Peace BAR)페스티벌은 세계평화 방안을 논의하는 학술회의·문화예술공연·사회공헌활동을 모은 종합행사로 대학 축제가 나갈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유네스코청년포럼의 한국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경희대 국제학과 이재원(23)씨는 “다양한 국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지구촌 문제에 눈을 뜨게 됐다”고 말했다. “국제시각을 기르고 진로를 계발하는 데 다각적 관점을 배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방학 때마다 우간다·케냐·방글라데시·라오스·프랑스 등을 오가며 빈곤·보건·아동교육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경희대는 지난달 15일엔 UN과 공동으로 UNAI 국제회의를 개최했다. UN산하기구인 UNAI는 지구촌 문제 해결방안을 논의하는 전 세계 고등교육기관의 모임이다. 반기문 UN사무총장이 참여해 미래 대학의 역할에 대해 함께 논의했다. 경희대 강곤 국제교류처장은 “국제기구들과 함께 국제 평화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대학의 미래 역할을 찾기 위한 도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학문을 전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활용해 사회발전에 어떻게 기여할지를 고민하는 대학의 새로운 역할모델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식 기자 tangopark@joongang.co.kr 사진="경희대" 제공>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