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떨어질라 … 서울 교통요금 인상 보궐선거 후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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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서울시의회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바람에 휘둘리고 있다. 상임위원회에서 결정한 대중교통 요금 인상안을 의회 집행부가 일방적으로 본회의 안건에서 빼버린 것이다. 시장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으로 부담된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시의회는 12일 본회의를 열었으나 대중교통·하수도 요금 인상안을 처리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요금 인상은 미뤄졌다.

 이에 앞서 지난 10일 시의회 교통위원회는 지하철·버스 기본요금을 150원 인상하는 안을, 건설위원회는 하수도 요금을 t당 160원에서 2014년까지 t당 300원으로 올리는 안을 의결해 본회의에 넘겼다. 교통위 이행자 민주당 의원은 “상임위에서 고심 끝에 결정한 사안을 아무런 사전 설명도 없이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허광태 서울시의회 의장은 본회의장에 아예 나타나지 않았고, 의사 진행은 양준욱 부의장이 맡았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김진수 대표의원은 “민주당 중앙당이 시의회 지도부에 요금 인상에 반대하는 의사를 전달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인 김명수 운영위원장은 “민주당이 다수인 시의회에서 요금 인상을 결정하면 선거에서 악용될 가능성이 있어 상정하지 않았다”며 “당의 지시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른 민주당 시의원은 “당에서 인상안 처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다”고 전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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