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자연스러운 문장을 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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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말이 있다.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는 뜻이다. 문장도 마찬가지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가면 된다. 말이 쉽지 물 흐르듯 글을 쓰기란 정말 어렵다. 문장의 대가들이나 그렇게 할 수 있다. 비전문가들은 부드럽게 흐르듯 쓰는 것보다는 우선 정확하게 쓰는 것부터 배워야 한다.

 “항공교통센터는 하루 평균 1400여 대 항공기의 고도와 속도, 목적지 등 비행 정보를 받아 관제(管制) 업무를 맡고 있다.” 문장 전체를 염두에 두고 이 문장을 읽어내려 가다 보면 ‘비행 정보를 받아’와 ‘관제 업무를’ 사이에 걸림이 있다. ‘업무’를 꾸미는 말이 ‘관제’라는 명사여서 문장구조에서 문제가 되는 것이다. ‘관제’를 ‘관제하는’으로 풀어서 ‘업무’를 꾸미도록 해주면 깔끔해진다.

 “항공교통센터 비행 정보 서버에 장애가 이번에 처음 발생한 것도 아니다.” 이 문장은 그 부자연스러움의 정도가 좀 심하다. 마치 초벌 번역문 같다. “항공교통센터의 비행 정보 서버 장애가…”로 해도 문장 뒷부분 때문에 마찬가지로 어색하다. 뒷부분을 완전히 바꾸어 “항공교통센터 비행 정보 서버에 장애가 발생한 것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로 고쳐야 그나마 부드러워진다.

최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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