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코 IMF 서울사무소장 일문일답]

중앙일보

입력

데이비드 코 국제통화기금(IMF) 서울사무소장은 24일 재정경제부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경제는 기술적인 반등을 넘어서 실질적인 성장을 하고 있으며 최근 위기설이 대두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현 한국경제를 어떻게 보나

▶한국의 경제회복은 놀랄 정도다. 98년 후퇴에 대한 기술적 반등이 아니라 실질적인 회복이다. 국내의 왕성한 수요와 수출 신장이 경제성장을 주도할 것이다.

-경기과열 지적에 대해

▶인플레이션은 진정돼 있으며 경기과열 징후는 없다. 인플레 압력이 계속 낮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우나 금융긴축정책의 추진여부는 한국은행이 모든 여건을 감안해 필요한 시기에 결정할 문제다.
-일각에서 경제위기설을 제기하는데

▶경상수지 축소, 구조조정 속도 완화, 주가 하락 등을 이유로 제2의 경제위기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경상수지 축소는 빠른 경제성장에 의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걱정할 만한 사항은 아니다. 단기외채 감소, 외환보유고 증가, 자유변동환율제도 등으로 한국경제는 대외적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체질이 크게 강화됐다.

-한국의 경상수지 전망은

▶한국 정부는 올해 120억달러를 예측했고 IMF도 비슷하게 추정했다. 이는 경제성장률 6%를 예상한데 따른 것으로 성장률이 8-9%로 높아 경상수지 추정치가 당초보다 낮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또 세계유가도 변동하고 있고 다른 나라의 경제성장률도 변하고 있어 낮춰잡을 계획이다.

-금리조정과 환율개입에 대해

▶금리조정은 한국은행의 결정사항이다. 지난 2월 콜금리를 올렸을때 약간의 문제가 발생했다. 그러나 콜금리를 올리더라도 한국경제를 위험에 빠뜨릴 일은 없다.

한국정부가 환율변동이 심하면 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IMF와의 합의사항으로 충실히 이행했다고 생각하며 이의도 없다.

-공적자금 추가조성에 어떻게 보나

▶한국정부가 국내법에 따라 결정해야 하는 문제이다.

-은행합병에 대해서는

▶금융기관의 인수.합병은 시장과 주주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 정부가 갖고 있는 은행주식을 어떻게 처분할 것인가를 투명하게 밝히는 것이 시장안정에 도움이 된다.

-자본자유화가 미칠 영향은

▶한국이 자본자유화를 하면 대외충격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으나 이를 모두 극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국에 자본이 유입되면 경제에 도움이 된다. 1.4분기 증시에 자금이 많이 유입돼 언제 방향을 바꿀지 모르니 이에 대한 걱정을 해야 한다.

헤지펀드의 영향력은 과거보다 줄었으며 변동환율제를 채택하면 위험이 없다.

-한국경제의 과제는

▶한국 경제의 위험이나 취약점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정부는 대투, 한투에 대한 공적 자금 투입 등을 발표했는데 기업부문의 구조조정도 계속 진행해야 한다.

이과정에서 부실채권이 더 나타나겠지만 은행의 포트폴리오를 볼때 걱정하거나 나쁜일은 없을 것이다. 주식시장에서 기술주가 떨어지는 것은 한국 뿐아니라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한국 정부는 개혁의 완수를 위해 노력을 하고 있고 성공할 것이다. 기업과 금융부문의 개혁을 강력히 추진해왔고 남은 문제는 관리 가능한 것들이다.

-한국이 IMF졸업했다는 전 캉드쉬 총재의 말에 동의하나

▶IMF프로그램에서 졸업이란 용어는 모호하다. 한국의 프로그램은 오는 12월 끝나며 IMF가 6월에 마지막 점검을 한다. 거시경제를 볼때 한국의 경제위기는 끝났지만 경제가 안정적 성장세로 돌아서고 구조개혁이 완료돼야 실제 끝났다고 볼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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