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레드불’상륙 … 에너지 음료전쟁 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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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지난 16일 남산의 N서울타워에서 고공낙하 이벤트가 펼쳐졌다.

N타워 꼭대기에서 5명의 베이스점퍼(절벽·건물 등에서 뛰어내리는 사람들)들이 낙하산을 타고 뛰어내린 것. N타워에서의 고공낙하는 국내에서 처음이다. 이들은 18일 헬기를 이용해 63빌딩 부근에서도 점프를 했다.

 N타워와 63빌딩에서의 점프는 그저 이색 스포츠를 즐기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에너지 드링크 ‘레드불’의 마케팅 이벤트였다.

 이색 마케팅을 총괄한 주인공은 신건철(34·사진) 카텔 크리에이티브 대표다. 비보이(B-BOY) 출신인 그는 미국 최대 연예 에이전시인 CAA의 프로듀서(PD)이기도 하다. 19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만난 신 대표는 “레드불은 자동차경주나 고공점프 같은 극한 스포츠를 활용한 이색 마케팅으로 유명한 브랜드”라며 “최근 국내 시장에 진출한 레드불의 강렬한 이미지를 주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대표는 미국 뉴욕의 디자인 명문인 ‘스쿨 오브 비주얼 아츠(School of Visual Arts)’에 재학 중이던 2000년 비보이 관련 다큐멘터리를 만들기 위해 한국에 왔다. 대학에 다니면서 뉴욕의 광고회사 프로듀서로 일하던 시절이었다.

2002년부터는 국내에서 체계적으로 비보이 관련 일을 했다.

세계적 대회인 ‘UK B-Boy 챔피언십’ 한국 예선전의 섭외와 행사 진행을 맡았다. 이후 각종 대회 기획과 광고 분야 등에서 차곡차곡 명성을 쌓았다.

2006년에는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세계 최대 비보이 관련 대회로 성장한 ‘R-16’의 산파역도 했다. 이 대회는 참가 비보이 단체가 실시간으로 겨루는 배틀 형식으로 올해 5회째를 맞았다.

 비보이 대회와 함께 신 대표 자신도 유명세 타면서 2010년부터는 세계 최대의 반도체업체인 인텔과 다양한 분야의 신진 예술가를 발굴해 키워내는 ‘크리에이터 프로젝트(The Creators Projects)’에 참가하기도 했다. 비보이와의 인연은 사업으로도 이어졌다.

2000년대 후반부터 레드불이 주최하는 비보이 대회(RedBull BC One)에 한국 비보이를 섭외해 추천해 온 그에게 레드불 측은 한국 시장 마케팅을 맡겼다.

 그는 “레드불은 전 세계에서 쿨(Cool)하고 유머러스한 이미지로 유명하다”며 “레드불의 이런 이미지를 한국 소비자들에게도 이어가는 게 내 임무”라고 말했다.

신 대표는 “한국 소비자의 눈높이도 미국이나 유럽 못지않게 높은 만큼 익스트림 스포츠나 자동차 경주 같은 다양한 마케팅을 더 많이 한국에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레드불(RedBull)=지난해 42억 캔을 포함해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300억 캔을 판매한 세계 최대의 에너지 드링크 브랜드다. 전 세계 에너지 음료 시장의 50∼60%가량을 차지해 ‘에너지 음료계의 코카콜라’로도 불린다. 한국을 비롯해 162개국에서 판매한다. 국내 시장에는 올 8월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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