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OPEC 증산압력 가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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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7일(이하 현지시간) 빈에서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각료회담을 앞두고 빌 리처드슨 미국 에너지장관이 OPEC에 막바지 증산 압력을 가하고 있다.

리처드슨 장관은 지난 18일 캘리포니아에서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 아라비아의 석유장관을 만났으며, OPEC 및 비(비) OPEC 산유국 정상 및 에너지 장관을 만나기 위해 19일 아프리카 및 유럽지역으로 출발했다.

리처드슨 장관은 21일 나이지리아 대통령, 22일 오전 알제리의 대통령 및 에너지광산장관, 22일 오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및 국제에너지기구(IEA) 관계자, 23일 노르웨이의 총리와 석유장관을 차례로 만나고, 24일 런던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 석유광물자원장관과 회담한 뒤 25일 귀국할 예정이다.

그는 세계 석유시장을 안정시키고, 경제혼란을 막기 위해 석유 공급량을 늘려야한다고 OPEC 및 비OPEC 산유국들에 촉구하고 있다. 그는 또 세계 시장에서 하루 약200만 배럴의 석유가 부족한 상태라고 지적하면서 "시의적절하게 상당량"의 석유를 증산해줄 것을 요청했다.

미국 소비자를 불안케 하는 난방용 기름 및 휘발유 가격의 폭등을 저지하라는국내 여론에 쫓겨 리처드슨 장관은 지난달 하순에도 멕시코, 베네수엘라, 쿠웨이트,사우디, 노르웨이를 방문, 증산압력을 가했다.

한편 파리의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일 석유시장의 수급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올 2.4분기에 하루 50만-100만배럴 증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OPEC 석유장관들과 회담을 가진 로버트 프리들 IEA 사무총장은 OPEC내에 3월 말부터 증산에 나선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고 전하면서 그러나 전세계가 보유한 석유 재고분이 바닥으로 떨어진 만큼 "상당량"의 증산이 요청된다고 지적했다.

빈 회의를 앞두고 쿠웨이트와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은 20일 구체적인 증산량은 언급하지 않은 채 증산 입장을 발표했으며, 이라크 석유장관도 19일 증산을 시사했다. 그러나 리비아는 OPEC의 감산체제 연장을 고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반적으로 OPEC 회원국들이 빈 회의에서 증산에 합의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면서 석유 가격은 20일 떨어졌다.

런던 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5월 인도분은 90센트 떨어져 배럴당 25.66달러에 거래됐다. 뉴욕시장에서는 서부텍사스경질유 4월 인도분이 배럴당 30.20달러로 71센트 떨어졌다.

(워싱턴.파리 AP=연합뉴스) kjh@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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