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벨트 유치로 위상 급상승 … ‘기초과학 강국 실현’ 부푼 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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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 거점지구 유치로 과학도시 대전의 위상은 한층 더 높아졌다. 과학벨트는 2017년까지 5조2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기초과학연구원과 중이온가속기 등 핵심시설을 설치한다. 또 산학연간 공동 연구개발(R&D), 인재양성 등을 기능지구에 지원해 충청권 과학벨트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5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지구가 대전시 유성구 신동과 둔곡지구로 결정됐다. 신동 주민들이 입지 선정을 환영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중앙포토]

과학벨트가 들어서는 대전 유성구 신동(169만9000㎡)· 둔곡지구(200만㎡)는 420가구 570여 명의 주민이 사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수십 년 동안 농사만 짓던 마을이 한국기초과학을 이끌어 갈 과학도시로 변하게 된 것이다. 신동·둔곡지구는 대덕연구개발특구, 세종시와 인접해 있다. 충북 청원(오송·오창)과는 금강을 사이에 두고 있어 사실상 3개 시·도가 맞닿아 있는 곳이다.

최종 입지로 선정됨에 따라 구체적으로 어디에 어떤 시설이 들어설지 관심을 끌고 있다. 26일 교육과학기술부 등에 따르면 과학벨트 거점지구에는 과학벨트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기초과학연구원 본원과 중이온가속기가 들어설 예정이다.

‘중이온가속기’는 원자보다 작은 펨토(10의 15제곱 분의 1) 수준의 미시세계를 연구하는 거대과학장치로 우주의 근원과 신물질을 밝히는 연구에 쓰인다. 아울러 에너지·환경 등의 연구에서도 획기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시설이다. 특히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동위원소를 발견해 원소생성 과정, 우주와 별의 진화과정을 규명하거나 원자력·핵융합·의학 등에 활용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과학벨트는 대덕연구개발 특구와 인접해 있어 높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대덕연구개발 특구에는 정부출연연구소· 기업연구소·대학들이 집적돼 있다. 국내 최대의 기초·응용연구소 등과 연계를 통해 과학벨트가 조기에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선정 과정에도 반영돼 대덕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는 신동지구와 둔곡지구는 연계발전과 우수 연구인력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 오송·오창에 건립되는 기능지구는 인근 세종시와의 연계를 통해 과학벨트 거점지구에서 수행되는 각종 연구와 관련된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시너지효과도 기대된다. 과학벨트의 경제적 효과에도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은 지난해 8월 발간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추진 성과와 과제’보고서에 따르면 과학벨트가 본격 가동될 경우 20년간 국민경제에는 생산 235조9000억원, 부가가치 101조8000억원, 고용 212만2000명의 효과가 기대된다. 연평균으로는 생산 11조8000억원, 부가가치 5조1000억원, 고용 10만6000명 수준이다. 이와 함께 기초과학 분야의 다양한 성과로 ‘기초과학 강국 실현’을 가능케 할 것으로 보고서는 기대했다.

대전시 양승찬 과학기술특화산업본부장은 “대전시는 성공적인 과학벨트 조성을 대전시정의 주요한 당면과제로 다양한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과학벨트의 수요자인 과학자 등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협의회를 구성하고, 거점지구에 입주할 외국의 과학자들을 위한 최상의 정주여건 제공,거점지구 개발사업 지원 등 5개 분야, 21개 과제를 선정해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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