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수학 서술형 평가 대비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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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개정교육과정이 도입되면서부터 초등과정 수학이 어려워졌다. 타 교과 간 연계성이 강화되고, 문제 해결 능력과 서술형 답을 요구하는 문제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술형 문항은 내년에 50%까지 확대될 예정이어서 지금부터 대비가 필요하다.

 초등 수학 교과 마지막에 나와 있는 ‘문제푸는 방법 찾기’ 단원을 활용해 서술형 평가에 대비할 수 있다. ‘문제 푸는 방법 찾기’는 이전에 배운 것들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심화학습 단원이다. 이 단원을 잘 준비하면 서술형 평가뿐 아니라 통합사고력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여러 단원의 문제가 섞여 있어 각각의 문제를 어떤 식을 이용해 풀 것인가 판단하고 적용하는 훈련이 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제를 통해 유형별 풀이 과정에 익숙해지면 문제 푸는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 제3교실 이승민 미래학습전략 연구소장은 “문제 푸는 방법을 찾다보면 수학의 원리도 쉽게 이해할 수 있어 여러모로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통합사고력을 요구하므로 기본적인 지식 없이 도전했다가 자신감을 잃을 수 있다. 이전 단원들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과 공식을 충분히 익혀야 한다.

 수식을 문장으로 바꾸고, 문장을 수식으로 나타내는 연습도 서술형 문제 풀이에 도움이 된다. 수식을 이용한 문제에 익숙한 아이들은 문장으로 된 수학문제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평소 수학을 하나의 언어로 이해하고 해석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영어를 우리말로 해석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I am a student’라는 문장을 ‘나는 학생이다’라고 번역하는 것처럼 ‘사과 5개가 한 묶음이고, 배 3개가 한 묶음이다. 사과 2묶음과 배 5묶음은 모두 몇개인가?’라는 문제를 ‘(5×2)+(3×5)=25’라고 바꿔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반대로 식을 문장으로 나타내는 연습도 필요하다. 수식을 준 뒤 문장형 문제를 만들라는 식의 문제도 출제되기 때문이다. ‘4+8=12’라는 식을 ‘엄마가 연필 4자루를 주고, 아빠가 연필 8자루를 주면 연필은 모두 12자루다’라고 표현하면 된다. 이런 훈련은 저학년 때부터 시작해야 효과적이다. 덧셈·뺄셈 등의 간단한 수식을 문장으로 바꾸는 연습이 돼있어야 고학년 때 분수나 도형이 나와도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있다.

 숫자나 수를 활용해 수학적 어휘력을 키우는 것도 도움이 된다. 48이라는 수 하나로도 6가지가 넘는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다. 48은 ▶10이 4개, 1이 8개 ▶50보다 2가 적은 수 ▶가로가 3, 세로가 16인 직사각형의 넓이 ▶한 변의 길이가 12인 정사각형의 둘레 ▶100의 반보다 2가 적은 수 ▶7의 제곱보다 1이 적은 수 등으로 바꿔 말할 수 있다. 숫자뿐 아니라 수식을 읽을 때도 수학적 어휘력 연습이 가능하다. ‘36÷6=6’이라는 수식이 있으면 ‘36 나누기 6은 6이다’라고 단순히 말하기보다 ‘36은 6이 6묶음 있는 수’나 ‘36에서 6을 여섯 번 빼면 0’이라고 해석하듯이 읽어야 효과적이라는 의미다.

 수학적 어휘력만큼 국어 학습능력을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 서술형 평가는 답이 나오는 과정을 얼마나 논리적으로 설명했느냐가 평가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수학적 머리가 뛰어나고 계산을 잘해도 문장으로 옮기지 못하면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평소 독서를 통해 어휘력을 키우고 글쓰기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 이 연구소장은 “오답노트를 만들 때 풀이과정을 공책에 직접 적어보거나, 수식을 문장형 문제로 써보면 도움이 된다”고 귀띔했다.

Tip! ‘문제 푸는 방법 찾기’ 예시 문제

문제) 30을 연속한 수의 합으로 나타내시오.

답) 30=9+10+11, 30=6+7+8+9+, 30=4+5+6+7+8

해결방법) 우선 30을 여러 가지로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30은 ▶10+10+10 ▶15+15 ▶ 6+6+6+6+6 등으로 나타낼 수 있다. ▶1+29 ▶11+19도 표현이 가능하지만 두수의 차이가 크므로 연속한 수를 만들기에는 무리가 있다. 우선 10+10+10은 가운데 10은 그대로 두고, 앞·뒤의 10에서 각각 1을 빼고 더한다. 30=9+10+11이 된다. 15+15는 7+8+7+8로 나타낼 수 있다. 7+7+8+8로 바꿔서 생각하면 더 쉽다. 가운데 7+8은 연속해 있으므로, 앞의 7에서 1을 빼고, 뒤의 8에 1을 더한다. 30=6+7+8+9로 표현이 가능해진다. 6+6+6+6+6은 가운데 6을 중심으로 앞 뒤 숫자에서 각각 1과 2를 더하고 빼주면 된다. 30=4+5+6+7+8의 연속한 수로 나타낼 수 있다.

[사진설명] 초등 수학 서술형 평가에 대비하려면 수학적 어휘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

<전민희 기자 skymini1710@joongang.co.kr 사진="최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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